환경특집

조명역사를 바꿀 LED램프

2011.06.21

반영구적 수명에 소비전력 20% 수준 획기적으로 줄어

■ 주간경향·환경재단 공동기획Ⅱ ‘원자력이냐, 신재생에너지냐’

발명가 에디슨의 전기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백열전구를 개발하기 위한 그와 연구소의 피말리는 노력을 기억할 것이다. 필라멘트는 어떤 것을 사용할지, 전구 안에는 어떤 가스를 넣을지…. 대나무를 태운 필라멘트에서부터 백금까지, ‘빛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그는 온갖 재료를 실험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지금의 텅스텐 필라멘트다. 진공램프 안에 주입하는 가스는 아르곤. 에디슨이 백열전구 특허를 낸 것은 1880년이다. 백열전구의 평균 수명시간은 1000시간이다.

백열전구 소켓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필립스의 마스터LED램프.

백열전구 소켓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필립스의 마스터LED램프.

오늘 살펴볼 것은 백열전구의 역사가 아니다. 백열전구를 이제 막 퇴출시키고 있는 LED다. 일단 수명부터 비교가 안 된다. 약 5만시간이다. 거의 반영구적이다. 게다가 소비전력은 20% 수준으로, 역시 획기적으로 줄어들었다. 다른 조명기구에서 나오는 납이나 수은과 같은 환경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지난 2007년 호주를 시작으로 뉴질랜드, 쿠바, 유럽연합, 미국의 일부 주 등에서 백열전구가 사용금지되었거나 될 예정이다.

LED의 기술개발 역사는 극적이다. LED의 기술개발 역사를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초창기 바닥에 있었던 LED기술이 최근으로 넘어오면 급속히 수직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LED의 역사는 꽤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원리’가 발견된 것은 1907년이다. 백열전구 상용화로부터 불과 30여년 뒤다.

일부국가는 백열전구 사용 금지
실용화된 것은 1962년 미국의 GE사가 빨간색 LED를 만들어내면서부터. 1980년대 전기학 교과서에는 발광다이오드라는 이름으로 LED가 소개되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빨강색과 녹색(1968년 상용화)이 전부였다.

다시 LED의 역사에서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은 1993년. 일본 니치아화학의 나카무라 쇼지 박사(현 캘리포니아대교수)가 청색 LED를 만들어내면서부터다. 필립스전자의 홍보를 맡고 있는 엑세스커뮤니케이션의 정두영 과장은 이것을 “어마어마한 사건”이라고 불렀다. 가격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도 다른 용도로 전이하기가 어려웠던 것은 백색을 만들어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청색LED에 노란색 형광체를 덮으면 백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에 드디어 LED로 빛의 삼원색, 즉 RGB를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이때부터 LED의 성장에 가속이 붙기 시작한다.

하지만 개발은 현재 진행 중이다. 시중에는 LED를 활용한 값싼 중국산 조명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탁상램프부터 손전등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 막상 사용해보면 무용지물이다. 주된 이유는 LED가 형광등 등 다른 광원에 비해 빛의 확산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LED 조명분야에서 세계 선두 기업은 필립스다. GE, 오스람, 니치아 등이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 뒤를 쫓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반도체 등이 추격하고 있다. 필립스의 LED 전구는 지난 2009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50’에 선정되기도 했다.

일단 기존의 백열전구 소켓을 그대로 활용해 쓸 수 있다. 필립스가 올해 3월 국내에 출시한 ‘마스터LED램프’의 경우 12W(와트)의 전력으로 806㏐(루멘·조도단위)의 밝기를 낸다. 일반적인 60W짜리 백열전구가 660㏐ 정도의 밝기인 것에 비하면 훨씬 밝다. 필립스의 ‘마스터LED램프’는 미국 환경보호청의 에너지 효율평가 프로그램인 에너지스타의 인증기준을 통과한 최초의 백열전구 교체형 LED전구다. 마침내 백열전구 역사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문제는 값이다. 시중에서 메이커 백열전구는 1000원 정도. 반면 필립스코리아가 시중 마트 등을 통해 공급하는 LED전구는 2만5000원선이다. 약 25배 차이다. 필립스 코리아 측은 백열전구에 비해 LED의 효율이 높아 18개월이 지나면 구입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LED를 신성장동력으로 규정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LED 기술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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