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권력 外

주영재 기자
2021.11.15

누가 ‘인터넷 권력’을 쥐었나

<21세기 권력> 제임스 볼 지음·이가영 옮김·다른·2만5000원

[신간]21세기 권력 外

인터넷이 등장한 지 반세기가 조금 넘었다. 1969년 10월 29일 처음 시도된 컴퓨터 간 통신은 보내기로 한 ‘LOGIN’ 중 첫 두 글자만 보내고 컴퓨터 다운으로 중단됐다. 미 국방부가 통신망이 망가졌을 때 핵 억지력을 유지할 방안을 찾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인터넷의 시작은 이렇게 미약했다. 하지만 불과 20년 사이 인터넷은 일상의 중심이 됐다. 처음 대중에 모습을 드러낸 인터넷은 혁명의 도구로 주목받았다.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을 폭로한 위키리크스나 부패한 독재 권력에 저항한 ‘아랍의 봄’은 모두 인터넷의 힘에 기댔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은 불신의 대상이 되고 있다. 거대 인터넷 기업은 거짓정보를 퍼뜨리고, 감시를 일삼고, 조세를 회피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영국 기자인 저자는 이 책에서 기술과 돈, 전투라는 관점에서 인터넷의 과거와 현재를 진단한다. 그러면서 인터넷은 원래부터 권력과 돈을 쥐고 있던 사람에게 더 많은 권력과 돈을 안겼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권력을 쥔 소수 최상류층은 지난 몇십년간 자신의 부를 키워왔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상품·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지는 네트워크 효과 덕분에 거대 기술 기업은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가격을 올리면서 독점적 권력을 행사한다. 인터넷은 문화적 영향력을 겨루는 최전선이자 초강대국들이 사이버 공격과 정보전을 펼치는 전장이기도 하다. 저자는 기술혁명이 새로운 ‘도금시대’를 열고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혁명 후 거대 인프라 산업을 중심으로 등장한 독점 자본이 불평등을 키웠고, 그에 따른 분노가 극우 세력의 등장과 전쟁을 부추겼는데 지금 그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작동하려면 이렇게 인터넷을 장악한 권력 구조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학의 도전
마이어 프리드먼, 제럴드 W. 프리들랜드 지음 여인석 옮김·글항아리·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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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조사로 서양의학의 도전과 성취를 복원한다. 서양의학 최초로 인간의 몸을 직접 관찰해 <사람 몸의 구조>라는 해부학 책을 쓴 베살리우스, 혈액순환의 비밀을 밝힌 윌리엄 하비, 백신을 발견한 에드워드 제너 등 서양의학 개척자들의 삶을 다룬다.

▲우리가 우리에게 닿기를
김민주 지음·제철소·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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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2006년부터 8년 동안 이탈리아에서 여행가이드로 일하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글을 쓰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게 멈춘 이탈리아와 그곳 사람들의 이야기, 남편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바람에 생계형 유튜버가 된 사연 등이 펼쳐진다.

▲문턱의 청년들
조문영 외 지음·책과함께·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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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청년들의 다른 듯 비슷한 삶을 들여다본다. 한중 청년들은 몸과 일터, 삶터 곳곳에서 위험 신호를 깜빡인다. 취약한 노동환경과 지역 격차, 위계와 씨름하면서 일터와 삶터를 모색하고, 그 과정에서 각국 청년의 마주침을 볼 수 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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