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놓고 딴소리 外

2021.11.08

‘바보상자’ 제대로 보기

<잘 봐 놓고 딴소리> 이승한 지음·북트리거·1만3800원

[신간]잘 봐 놓고 딴소리 外

“TV 보는 법을 따로 배운 적이 있나요?” 배운 적이 있을 리 없다. TV는 ‘아무 생각 없이’ 틀어놓는 것이 아니었던가. TV는 그냥 거기 있었고, 우리는 TV를 그냥 봤을 뿐이다. 대중매체 평론가 이승한은 과연 이 상태로 미디어를 접해도 충분한가 질문한다. 아무 의미 없이 봤던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 드라마는 사실 ‘제대로’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다. 이 이해력을 어려운 말로 하면 ‘미디어 리터러시’, 즉 미디어 문해력이다. 미디어 리터러시가 부족할 경우 멀쩡히 무언가를 봐놓고도 딴소리할 수 있다. 분명히 봤는데 보지 않은 상태가 되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청소년 교육 분야에서 활발히 논의된다.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가 낮다는 우려에서부터 어떻게 가르칠 수 있을까에 관한 이야기까지 목소리도 다양하다. 청소년들이 접하는 미디어의 종류가 기성세대의 그것에 비해 훨씬 다양하다는 점에서 청소년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앞으로도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유튜브, 인스타그램, TV, 책, 넷플릭스 시리즈를 읽어내는 방법은 각각 달라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미디어 리터러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이를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자료는 드물다.

저자 이승한은 재현, 캐릭터, 다양성, 참여를 키워드로 미디어를 낯설게 보는 눈을 제시한다. 삼국지부터 ‘피식대학’, 웹툰, 재난브리핑의 수어까지 미디어 속 다양한 실제 사례가 나온다.

이제 미디어는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징어게임>을 보지 않았으면서도 본 사람과 대화할 줄 알아야 이 시대의 진정한 미디어 생활자가 아니겠는가. 저자의 ‘딴소리’를 귀담아들으면 미디어의 숲에서 길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같이 읽자, 교육법!
정성식 지음·에듀니티·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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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육교사모임을 설립하고 6년간 회장을 역임했던 정성식 교사가 그간의 분투기를 ‘교육법’이란 큰 줄기로 엮었다. 사실 교사의 업무 중 법과 무관한 일은 없다시피 하다. 교과과정 구상, 정부와 국회의 요구 등. 교사들은 자신이 하는 일의 법적 근거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누가 누구를 대표할 것인가
문우진 지음·후마니타스·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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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자 문우진 아주대 교수가 한국 정치에 대해 낯설게 보기를 시도한다. 보수 정권은 경제와 안보에 강하고, 진보 정권은 소득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통념은 진짜일까? 내각책임제는 행정부 수반의 권력을 필연적으로 약화시키나? 저자의 논증을 훑으며 답을 찾아가 보자.

▲본능의 과학
레베카 하이스 지음·장혜인 옮김·윌북·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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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이성적이고 냉철한 존재라는 관념은 어쩌면 가장 오래된 착각일지도 모른다. 우리 뇌는 의외로 ‘본능’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에 어리석은 선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능 자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오로지 본능을 어떻게 다스리느냐가 중요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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