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아고라 모태는 다음의 뉴스토론방

2008.12.30

역동성에 매료된 듯… 촛불시위 통해 이슈 중심으로

아고라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 본부에 있는 미디어다음 뉴스팀에서 운영한다. 사진은 제주 다음 본사 사무실 전경. <다음 커뮤니케이션 제공>

아고라는 다음커뮤니케이션 제주 본부에 있는 미디어다음 뉴스팀에서 운영한다. 사진은 제주 다음 본사 사무실 전경. <다음 커뮤니케이션 제공>

"아고라에 대한 기대가 다양했던 것 같다. 다양한 의견이 소통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그게 또 정치적 오해를 낳아 안팎으로 힘들었다.”

아고라를 운영하는 미디어다음 뉴스팀 관계자의 말이다. 촛불정국 당시 아고라 서버는 폭주하는 이용자를 감당하지 못해 수차례 ‘뻗었다.’ 당시 다음 내부 게시판에는 ‘힘내라, 고생한다’는 격려성 글이 올라왔다. 개발자는 장애를 해결하려고 숱한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다음의 한 팀장급 임원은 “당시 개발팀장은 과로로 결국 병원 신세를 졌다”고 귀띔했다.

아고라 직접 운영 인력은 10여 명
아고라를 운영하는 인력은 얼마나 될까. 다음 홍보팀 관계자는 “디자인이나 개발자가 아고라만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텔레비존’과 같은 미디어다음 서비스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딱히 아고라를 관리하는 인력이 몇 명이라고 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아고라는 뉴스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현 뉴스팀 구성인력은 80여 명이다. 대부분 다음의 제주도 본사에서 근무한다. 운영팀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크게 편집과 모니터 인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편집 인력은 디자인 인력 2명, 편집 및 기획·대외리스크 관리 인력 4명 그리고 개발 인력 8명 정도가 직접적으로 아고라 관리를 맡고 있다. 아고라의 메인 편집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제목을 뽑는 등 언론사 편집부 역할과 비슷하다.

운영팀 관계자는 “2008년에 얻은 교훈이 많다”라고 말했다. 내부 편집 원칙이 있는데 제목을 다시 뽑는 경우 원제목만 가지고 어떤 내용인지 파악할 수 없을 때다. 외부에 노출된 제목만 변경하는 것이지, 실제로 게시글을 클릭해 들어갔을 때는 원 글의 제목이 보이도록 해놓고 있다.

누리꾼이 올해 촛불시위에서 아고라를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게시판 위주로 되어 있는 아고라는 기술적 측면만 놓고 보면 웹 2.0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과거 온라인 공론장 역할을 했던 PC통신 플라자와 유사한 측면이 더 강하다. 웹 칼럼리스트 김중태씨는 “플랫폼이 PC통신에서 웹으로 바뀌었고, 필터링 기능이 강화되었을 뿐 아니라 단순한 글 나열에서 투표나 청원, 찬반, 후원금 모금 등 기능이 개선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익명의 토론 기능 있어 집중 부각

8월 5일 누리꾼의 희망모금 청원으로 달성한 ‘독도수호 희망모금액’ 1억5000만 원을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사진 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다음 커뮤니케이션 제공>

8월 5일 누리꾼의 희망모금 청원으로 달성한 ‘독도수호 희망모금액’ 1억5000만 원을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씨(사진 오른쪽)에게 전달하고 있다. <다음 커뮤니케이션 제공>

포털업계에서는 “우연적 요소가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털업계 1위인 네이버가 지난 대선을 경유하면서 기계적 중립성에 집착하면서, 사실상 토론이나 뉴스 댓글 등을 의도적으로 방치했다는 시각이다. 많은 누리꾼이 모이는 포털서비스 중 토론 기능이 있는 곳은 다음 아고라밖에 없기 때문에 아고라가 집중 부각되었다는 것이다. 아고라 운영팀 관계자는 “파란에서 온라인 토론 서비스 티워를 론칭했지만 뒤늦게 참여했고, 촛불정국 당시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찾아갈 수 있고 제약 없이 익명으로 의견 개진이 가능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고라의 모태는 미디어다음의 뉴스토론방. 토론 서비스는 한토마나 메타블로그 사이트인 미디어몹 등을 참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고라 운영팀 관계자는 “게시판형 구조지만 아고라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정보의 폭은 넓다”라고 말한다. 블로거 뉴스로 대표되는 블로그 콘텐츠와 뉴스 콘텐츠 그리고 게시판 서비스가 아직 완벽하게 기능이 구현됐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쉽게 전파될 수 있는 구조로 기획되었다는 것. 그는 “아고라를 찾는 사용자들은 역동성에 매료된 사람일 것”으로 추정했다.

촛불시위를 통해서 토론게시판이 이슈의 중심으로 떠올랐지만, 아고라에는 이밖에도 ‘이야기’ ‘즐보드’ ‘청원’ 등 다양한 누리꾼 참여 코너가 있다. 특히 ‘청원’은 촛불시위 이전부터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코너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세상을 변화시키는 네티즌 모금’이라는 슬로건으로 2007년 개설된 ‘희망모금’은 청원과 결합해 새로운 온라인 직접행동의 유형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7년 말 발생한 태안반도 기름 유출 사건과 관련해 ‘태안반도 자원봉사 지원 모금’이 첫 시작이다. 올해 7월 가수 김장훈씨와 홍보전문가 서경덕씨가 사비로 미국 <뉴욕타임스>에 광고를 낸 뒤 발의된 독도광고 모금 캠페인은 현재까지 인터넷 모금 최고액이자 단시일 내 목표를 달성해, 결국 8월 25일 <워싱턴포스트>에 독도 전면광고가 게재되었다(상자 기사 참조).
아고라 운영팀 관계자는 “아고라의 특징은 게시판 구조지만 블로그 등과 달리 커뮤니티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이라며 “현재 특정 글을 쓴 사람의 평판이나 사용 내역·활동 정보를 보여주는 개인화페이지를 보여주는 ‘마이아고라’(가칭)를 내년에 오픈할 예정이며, 최근 오픈한 지도서비스와 연계해서 이슈·지역 등 네트워크 단위로 분류하는 시스템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고라 기네스
아고라, 그것이 알고 싶다

[커버스토리]아고라 모태는 다음의 뉴스토론방

○ 아고라에서 스타로 떠오른 이들에 대한 아고리언의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11월 18일 올린 “이제 조만간 대대적인 애국주의 광풍이 몰아칠 것이다”라는 게시글은 36만6106회의 조회를 기록했고, 2716개의 댓글이 달렸다. 글에 대한 찬성은 9268건이고 반대는 110건으로 집계됐다. 정치권이나 정부 당국이 직접 올린 해명글 역시 주목도는 높다. 하지만 찬반은 정반대다. 기획재정부가 11월 7일 종부세 위헌 소송과 관련, “헌법재판소를 접촉한 적 없다”고 올린 해명 글의 조회 수는 5만7418회. 하지만 반대가 2854회였고, 찬성은 47회에 불과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부정적 댓글이나 반대가 많은 것은 이미 글을 올릴 때부터 예상했다”라면서도 “아고라와 같은 국민과 직접 소통 접점에 정부가 직접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판단해서 글을 올렸다”라고 밝혔다.

○ 현재 아고라에 올라온 총 게시글은 자유토론방의 경우 12월 19일 현재 일련번호는 210만3000번대. 11월 기준으로 하루에 올라오는 게시글 수는 토론방이 6386개였고, 이야기가 867개, 청원이 46개였다. 다음 측이 밝힌 2008년 희망모금 청원상위 8개 이슈는 다음과 같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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