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엄마 자신에 대한 미움이었다. 너는 다른 친구들처럼 흔하고 흔한 학원이나 어린이집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 엄마와 뒹굴고 부딪히며 놀았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엄마는 믿었다. 엄마는 그게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엄마의 생각이 옳았든, 옳지 않았든 네가 야단맞은 게 엄마의 잘못이라 느껴졌다. 엄마의 고집이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 게 속상했단다.
그런데 너는 오히려 엄마를 위로했지. ‘건이가 처음이라서 잘 몰라서 그랬다’고. ‘그러니까 너무 속상해 하지 말라’고. 건이가 ‘오늘보다는 내일, 내일보다는 모레가 더 재미있을 것’이라는 엄마의 얘기를 믿어준 거니.
그말이 얼마나 든든하고 고마웠는지 모른단다.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떼라도 쓰면 어쩌나 걱정하던 엄마를 부끄럽게 했지.
엄마는 매일 너 때문에 놀란다.
유치원을 다닌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서 너는 혼자 유치원에 가겠다고 나섰다. 솔직히 엄마는 서운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특했다. 엄마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다. 네가 혼자 다니기엔 유치원이 너무 멀다. 또 찻길도 많고. 엄마가 안심될 때까지만이라도 엄마의 도움을 받아주겠니.
그동안 묵혀둔 칭찬 주머니를 풀어놓으니 엄마의 마음도 한결 가볍다. 건이의 몸과 마음이 새싹처럼 푸르게 영글도록 더 많이 많이 칭찬해줄게.
엄마는 늘 유치원에 간 네가 환한 제비꽃이 되어 돌아오길 기다린다.
건아! 사랑한다.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은행1동 주경심
[우정사서함]한국·독일 친선 우표전시회
독일에서는 올해를 ‘한국의 해 2005’로 지정, 한국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며 그 일환으로 양국간 문화교류 증진을 위해 한독 친선 우표전시회를 기획했다.
양국의 친선 우표전시회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괴테 탄생 250주년인 1999년에 이어 3번째다. 양국의 첫 기념우표는 1967년 독일 뤼프케 대통령 국빈 방한 때 발행됐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형태의 우표는 1840년 로렌드 힐(Rowland Hill)이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발행했다. 독일에서는 9년이 지난 1849년 바이에른 왕국에서, 우리나라에서는 1884년 갑신정변이 일어나던 해에 우표가 처음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