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동안 인간이 저지른 가장어리석은 짓들

2004.06.24

[출판]100년 동안 인간이 저지른 가장어리석은 짓들

인간의 무분별한 남벌로 토양의 침식과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돼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유역의 물은 4분의 3이 비가 되지 못하고 대서양으로 그냥 흘러 들어간다. 이 결과 100년 동안 대기온도는 평균 0.6도 상승했고 1997년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363ppm으로 1,000년 전 평균 농도 280ppm보다 1.5배나 증가했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의 욕심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지구의 주인인 양 지구를 파헤치고 죽였다. 인간의 욕심 크기만큼 자연은 팔다리가 잘려나가고 죽음 앞에서 긴 신음을 내고 있다.

'구리광산에서 버린 폐석으로 오염된 호수, 질소공장에서 버린 폐수로 검게 썩은 물, 과잉생산으로 폐기돼 넓은 들을 온통 벌겋게 물들인 토마토, 유출된 원유를 몸에 뒤집어쓰고 슬픈 눈으로 죽어가는 펭귄, 최음제로 알려진 코뿔소의 뿔을 얻기 위해 뿔만 베어낸 코뿔소 시체, 사지를 묶고 목이 쇠틀에 묶여 죽은 원숭이, 산과 바다를 뒤덮은 기름통, 산성비로 황폐해진 숲....'

인간의 욕심은 자연뿐만 아니라 인간 역시 철저하고 악랄하게 학살한다. '농약공장에서 맹독성 가스인 메틸이소시안이 누출돼 희생된 어린 아이의 얼굴, 체르노빌 원자로 폭발사고로 죽거나 정신-신체적 장애를 안은 아이, 1937년 일본군의 공습으로 폐허가 된 곳에서 걸을 수도 없는 나이에 혼자 울고 있는 아이, 포로로 잡힌 군인을 총살하는 장면이나 물 위에 뜬 채 썩어가는 군인의 시체, 지뢰를 밟아 두 팔과 다리를 잃은 아이들....'

이런 모습을 한눈에 보여주는 책 〈100년 동안 인간이 저지른 가장 어리석은 짓들〉은 충격적이다. 20세기를 고발하는 여러 다큐멘터리 사진 가운데 100여 점을 골라 엮은 이 사진집은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리고 고통스럽다. 인간이 100년간 뿌린 '불량씨앗'이 얼마나 인간과 지구를 망쳤는지 낱낱이 고발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류학자-물리학자-작가-영화감독 등 세계적 저명인사 5명의 "자손이 누려야 할 유산을 가로채 흥청망청 쓰고 있다"는 통렬한 야유와 경고는 인간의 어리석음이 극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Think the Earth Project 엮음, 김세환 옮김, 나무심는사람, 1만2천원.

황인원 기자 hi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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