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폭염에 숨 막히는 쪽방촌

2024.07.01

[렌즈로 본 세상] 이른 폭염에 숨 막히는 쪽방촌

전국이 폭염에 시달리던 지난 6월 19일 서울 종로구의 한 쪽방촌. 사람 한 명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골목에는 출입문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골목에 들어서자 처마에 달린 관에서 쿨링포그(주변 온도를 낮추기 위해 안개 형태로 분사되는 물)가 뿜어져 나왔다. 에어컨은 언감생심인 주민들이 그 아래 앉아 더위를 식혔다.

잠시 뒤 쿨링포그가 멈추자 골목엔 다시 후끈한 바람이 불었다. 폭염의 열기가 쪽방촌 골목을 맴돌다 쪽방으로 스며들었다.

밥상이랄 것도 없는 조촐한 탁자를 문지방 안에 두고 끼니를 때우던 김씨 할아버지는 “우리같이 나이 먹은 사람들은 이런 날, 자다 죽을까 겁난다”며 “방 안에 있으면, 덥다기보다 사우나처럼 숨이 막혀온다”고 했다. 밥숟가락을 든 할아버지의 얼굴엔 유례없는 6월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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