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대통령감이라고 생각하세요?”
국회를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일반인들이 흔히 던지는 질문이다. 실제로 이런 질문으로 기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적도 있다. 기억하기로는 오래전에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가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고,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고 김근태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한 적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기자들이 대통령감으로 기대했던 인물들은 대부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반대로 기자들이 ‘대통령이 되기 힘들다’고 이야기하던 정치인이 대통령이 된 사례도 있다.
불과 5년 전으로 돌아가서 2019년 5월이라고 생각해보자. 당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지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정치부 기자라고 할지라도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늘 정치인들 옆에서 지켜보던 기자들의 눈이 이러한데, 정치평론가들의 예측 역시 향후 1년도 제대로 하기 힘들다. 이만큼 한국 정치는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다. 누구도 쉽사리 예상할 수 없는 ‘민심’의 변화가 있기에 이러하다. 그래서 정치에서는 다양한 정치적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관례를 중시하는 국회에서 ‘헌정사상 최초’라는 수식어가 쏟아졌던 21대 국회가 지나고 22대 국회는 또 ‘헌정사상 최초’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야당 단독으로 최초로 개원한 국회라는 기록이다. 여야 정쟁으로 이제는 ‘며칠 후’를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정국’이다. 22대 국회 향후 4년을 예상한다는 것 자체가 힘들게 돼버렸다. 108석이라는 소수 여당이 끝까지 개헌·탄핵 저지 마지노선인 100석을 지킬 수 있을지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형국이 됐다.
민심은 ‘설마’가 없다. 지난 4월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은 승리하리라 생각하고도 막상 출구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국민의힘은 참패 결과를 받아들고 망연자실했다.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있다. 현직 대통령이든, 거대 야당이든 ‘민심’을 무시하면 그 결과는 상상 이상의 사태를 유발한다. 정치인들은 자나 깨나 ‘민심’을 살펴야 할 것이다.
<윤호우 선임기자 ho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