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남태평양 팔라우-스쿠버 다이버들의 ‘로망’ 쥐가오리

박수현 수중사진가
2024.02.18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43)남태평양 팔라우-스쿠버 다이버들의 ‘로망’ 쥐가오리

연골어류 홍어목에 속하는 쥐가오리는 성체의 양쪽 지느러미 너비가 7~8m, 무게가 0.5~1.5t에 이르는 대형 어류로 80년 이상 산다고 알려져 있다. 쥐가오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넓적한 모포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대항해 시대 쥐가오리를 만난 스페인 선원들은 만타(Manta)라 이름 붙였다. 만타는 스페인어로 모포나 넓적한 숄을 의미한다.

쥐가오리의 몸은 평평하고 넓다. 특이하게도 커다란 가슴지느러미의 연장부가 머리지느러미 형태로 돌출돼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쥐의 귀를 닮았다 해서 ‘쥐가오리’라 부른다. 영미권에서는 이 머리지느러미가 악마의 뿔을 닮았다 해서 ‘악마가오리(Devil ray)’라 이름 지었다. 그런데 쥐가오리는 생긴 모양이나 덩치에 비해 온순하다.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으며 작은 새우보다 큰 먹이는 먹지 못한다.

멸종위기종인 쥐가오리는 자연 상태뿐 아니라 수족관에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일본 오키나와 추라우미 수족관에 전시된 쥐가오리가 인기를 끌자, 2012년 7월 개관한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쥐가오리를 들여왔다. 하지만 한 달도 못 돼 폐사하고 말았다. 스쿠버다이버들은 수족관에서 쥐가오리를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들을 찾아 바다로 떠난다. 그래서일까, 쥐가오리가 출몰하는 해역을 찾는 것은 스쿠버다이버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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