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2024.01.22

조금 불편해도 나랑 노니까 좋지

김나무 지음·위고·1만7500원

[신간]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영화관에 갔는데 외화는 없고 한국영화만 있으면 햄버거만 사먹고 집에 왔다. 우리에게 한국영화란 자막 없음을 의미했다. … 만약 돈이 남았으면 비디오가게에 들러서 자막이 나오는 비디오를 빌렸다.” 당사자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하지만 당사자가 아니어도 알아야 할 사정이 있다. 비장애인인 저자가 청각장애인 동생과 함께 성장하던 시절을 기록한 이 책에 이런 일상의 사정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 열감기를 누나와 동생이 나란히 앓고 난 후 동생만 청력을 잃었다. 어린 누나에게 장애는 마치 자연재해처럼 느껴졌다. 견디거나 기도하거나, 선택할 수 없으니 받아들여야 했다. 작가는 비장애 형제가 겪는 외로움과 어려움을 돌아보며 책을 썼는데, 쓰면서 오히려 자신이 장애인 형제에게서 사랑받고 보살핌을 받았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서로의 마음을 읽을 수 없어 안타까웠던 만큼 헤아리고, 상상하고 손을 잡으면서 조금씩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가족을 벗어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도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했다.

(어항)을 깨고, 바다로 간다

김예지 지음·사이드웨이·1만8000원

[신간]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잉엇과에 속하는 코이라는 물고기는 좁은 어항에선 10㎝, 넓은 강에선 1m 넘게 자란다. 첫 여성 시각장애인 국회의원인 저자는 코이의 예를 들어 주어진 환경에 따라 성장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 소수자의 기회와 가능성, 성장을 가로막는 어항과 수족관을 고발했다. 이들이 ‘어항’을 깨고, 바다로 나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책에 담았다. 언어와 정치가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뛰어넘어 모든 인간의 존엄한 삶을 위해 나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김보람 옮김·다산책방·1만7000원

[신간]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삶이 뿌리째 뽑히는 상실 앞에서 자연을 닮은 회복력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소녀와 이방인의 사랑은 인종차별로 잔혹하게 끝났지만, 결실은 남았다. 소녀는 어머니로 거듭나면서 성숙과 성장의 의미를 깨닫는다.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국가 권력 이야기

서윤영 지음·철수와영희·1만5000원

[신간]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19세기 이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한국 등 주요 도시를 사례로 들어가며 국가 권력과 건축의 관계를 짚는다. 박물관과 아파트의 기원, 알베르트 슈페어와 같은 독재자를 위한 건축가 등 건축 관련 상식도 살펴본다.

시끄러워도 도서관입니다

박지현, 백미숙 지음·생각비행·1만8000원

[신간]비장애인 누나의 성장일기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 골목에 있는 초록길도서관 이야기다.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마련해 설립한 작은 도서관이다.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마을 사랑방, 민주시민의 학교로서 좌충우돌한 12년을 기록했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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