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2023.12.11

우리는 왜 혼자이고 싶은가

냇 세그니트 지음·김성환 옮김·한문화·2만5000원

[신간]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외로움, 고독, 1인 가구. 도시에 거주하는 현대인들의 삶 이면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국내에선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웰니스 연구소의 2017년 집계에선 ‘명상’과 같은 일명 ‘은거 수행’을 주로 하는 관광산업의 경제가치가 884조원이라는 집계를 내놓았다.

외로움과 고독 등은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거론되지만, 저자에 따르면 인간이 혼자 있고 싶어하는 이 ‘은거 본능’은 인류의 아주 오랜 열망이자 삶의 한 방식이었다. 이 책은 은거에 대한 인간의 열망과 집착을 탐색한다. 신경과학과 심리학, 역사 등의 영역을 넘나들며 우리가 고독을 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본다. 혼자일 때 뇌와 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은거와 게임중독은 어떤 관계인지 등 다양한 형태로 은거를 파헤친다.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은거에 의문을 품게 됐다. 그래서 은거를 파헤치며 끊임없이 질문한다. 은거란 과연 현실 도피에 불과한 것인지, 아니면 현실에 더 깊이 참여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인지 등이다. 예컨대 종교에서 은거(명상)는 신에 대한 기도의 행위이자 신과 합일되는 과정이다. 예술가들에게 은거란 ‘고립 속에서 인간적 성장을 지속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법이기도 하다. 기업이나 회사가 직원들에게 권장하는 ‘회복 훈련’ 등은 노동자에게 참을성과 굴복을 강요하는 또 다른 형태의 ‘은거’로 작동한다.

특정한 은거가 어떤 종류에 속하는지는 은거자의 태도에 달렸다. 그리고 은거의 형태는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린 은거’와 어둠 속으로 더 깊이 숨어 들려는 ‘닫힌 은거’로 귀결된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행복이나 충족감을 얻고자 하는 은거는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그 자체로 깨어 있는 삶을 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화석 자본

안드레아스 말름 지음·위대현 옮김·두번째테제·3만8000원

우리가 맞닥뜨린 기후위기의 기원은 언제부터인지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그 기원을 증기기관과 자본주의가 싹트기 시작한 영국의 산업혁명 시기로 짚는다.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화석 자본으로부터의 급진적인 탈피를 주장한다.

[신간]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경제학자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면

스티븐 로즈 지음·고영태 옮김·더퀘스트·2만8500원

사회에서 작동하는 경제학의 원리와 그 사례를 담아 설명한 책이다. 기회비용과 한계주의, 경제적 인센티브를 설명한다. 교육, 의료, 환경 등 사회문제가 경제학적 관점에서 어떻게 검토되고 있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를 제시한다.

[신간]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존재양식의 탐구

브뤼노 라투르 지음·황장진 옮김·사월의책·3만9000원

근대화가 낳은 온갖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헤친다. 해법과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서구 근대인과 이들을 따라 근대화를 추구한 비서구 근대인이 ‘자연’과 ‘사회’를 구분해온 이분법으로 인해 현대사회가 위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신간]나는 ‘은거’한다, 살기 위해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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