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가마우지들이 지난 6월 11일 서울 동호대교 아래 한강에서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민물가마우지 100여마리가 강 위에 떠서 분주히 물고기를 낚아채며 먹이활동을 하다 일제히 날아오르기도 했다.
겨울 철새로 알려진 민물가마우지는 기후위기로 텃새화돼 민물고기를 잡아먹으며 개체수를 늘리고 있다. 이러한 탓에 전국 지자체들의 고민거리가 됐다. 충청북도는 “민물가마우지가 현재 충북 전역에 서식하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며 환경부에 민물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달라고 건의했다. 강원도 인제군도 2020년 어족자원을 고갈시키는 민물가마우지 퇴치를 위해 유해 동물 지정 건의 서명운동에 나섰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민물가마우지가 2017년 1만6021마리에서 지난해 3만2196마리로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환경 및 기후변화 등으로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가 백로와 왜가리 등의 서식지를 빼앗으며 개체수를 늘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자체들은 소음총 사용, 천적 모형 설치 등으로 개체수 조절에 나서고 있으나,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과 멸종위기종 관심 등급으로 지정돼 있어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겨울철에 찾아오던 ‘손님’에서 ‘불편한 이웃’이 된 민물가마우지. 그 불편함은 누가 초래했고,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사진·글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