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에서 外

송진식 기자
2023.02.20

중환자실 간호사의 현장 고발

<밑바닥에서> 김수련 지음·글항아리·1만6000원

[신간]밑바닥에서 外

서울의 한 대형병원 중환자실에서 7년간 간호사로 일한 저자의 근무일기이자 소회를 담은 에세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중환자실의 힘겨운 일상과 근무 과정에서 한 사람의 인간이 겪어야 하는 내적 갈등과 고통을 담았다. 턱없이 부족한 간호인력 문제가 불러오는 의료시스템의 위기도 고발한다.

중환자실 간호사의 일상은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3교대 근무 중 오전 근무하는 날엔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해 잠 한숨 못 잔 날이 부지기수였다. 새벽 4시에 병원에 도착해 환자 병력과 상태를 챙기고, 지침에 따라 투약이나 환자 체위 변경, 구강 간호, 석션, 검체 검사, 전동과 입실준비 등 나열하기도 힘든 고강도 노동이 계속된다. 한순간 실수가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매 순간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사회적 문제로까지 비화된 간호사들 간의 ‘태움’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결막염에 걸린 자신에게 “꾀병 부리지 말라”고 폭언을 쏟아내던 선배 간호사, 등을 때리거나 목덜미를 끌고다니는 등 폭력을 자행한 선배 간호사 등 저자 스스로 “노인처럼 늙어가면서 가끔 머릿속에 죽음을 떠올렸다”고 회상한다. 의사와 간호사의 수직적인 소통구조에서 발생하는 문제와 그보다 더한 의사의 성희롱이나 성추행 문제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의료현장의 어두운 이면도 담겨 있다.

고통스럽다며 간호사의 얼굴을 후려치거나 물컵을 내던지며 화풀이를 하는 환자, 환자 상태를 설명하라며 무턱대고 간호사를 종용하는 가족들. 감정노동의 고통마저 감내하면서 ‘친절’을 베풀기엔 간호사들이 너무 바쁘고 지쳤다. 저자는 간호 인력 부족이 결국 환자의 생명을 놓칠 수도 있는 문제임을 고발한다. 사회적 관심과 정부 차원의 개선을 촉구한다.

▲파인먼 평전
제임스 글릭 지음·양병찬, 김민수 옮김 동아시아·4만4000원

[신간]밑바닥에서 外

리처드 파인먼의 일생을 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가 기록한 책이다. 물리학자인 동시에 파인먼은 역사에 남은 명강의를 남긴 탁월한 교육자였다. 파격을 일삼던 괴짜 물리학자, 부와 명예를 거부한 노벨상 수상자였던 파인먼의 주요 일화와 발언이 담겨 있다.

▲제2의 불확실성의 시대
스테판 폴로즈 지음·강성실 옮김 한국물가정보·1만7000원

[신간]밑바닥에서 外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금융 관리가 중요하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현명한지 말하기 쉽지 않다. 캐나다 은행의 전 총재인 저자는 1800년대 후반 대공황 시대부터 2008년에 발생한 글로벌 경제 침체 시기까지 톺아보며 다가올 경제상황을 전망하고 위기대응 방안을 제시한다.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벨 훅스 지음·이경아 옮김·권김현영 해제 문학동네·1만6000원

[신간]밑바닥에서 外

미국의 대표적 페미니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계급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다. 부의 대물림과 그에 따른 주거·교육·건강 차별 문제 등이 심각해지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어떤 계급에 속해 있는지, 왜 계급을 이야기해야 하는지부터 깨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