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부동산’ 오비탈 리프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2022.11.07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한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가 2022년 8월 5일 발사되면서 우주탐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다누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추진하는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과도 연관이 있다. 아르테미스는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 착륙을 한 이후 50년 만에 재개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미국 주도로 한국, 영국, 호주, 캐나다, 일본 등 21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달 기지를 지어 인간이 상주하면서 광물을 채취하는 것이다.

상업용 우주정거장 오비탈 리프 / 블루오리진

상업용 우주정거장 오비탈 리프 / 블루오리진

이를 위해 먼저 인체와 유사한 마네킹으로 비행 실험을 한 후, 2024년 유인 비행, 2025년 최초의 여성과 유색인종의 달 착륙이 차례로 예정돼 있다. 다만 연료 누출, 엔진 온도 감지기 이상과 같은 기술적 문제, 기상 악화 등으로 몇차례 발사가 지연된 바 있어 전체 일정은 조정될 여지가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비롯해 블루오리진, 보잉,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 등이 우주탐사 분야의 주요 민간기업들이다. 일찍이 위성 발사체 사업을 독점하고 있던 보잉은 스페이스X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세계 최고의 군사기술기업 록히드마틴과 공동으로 발사체 전문기업 ULA(United Launch Alliance)를 설립하기도 했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은 시에라네바다코퍼레이션의 자회사 시에라스페이스를 비롯해 보잉, 레드와이어스페이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등과 함께 지구 400~500㎞ 상공의 저궤도를 비행하는 상업용 우주정거장 ‘오비탈 리프(Orbital Reef)’를 개발 중이다. 2030년 이전에 선보일 예정이다.

오비탈 리프는 블루오리진이 상업적으로 개발·소유·운영하는 우주정거장이다. ‘다용도 비즈니스 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일종의 우주 부동산으로 임차와 방문이 가능하며, 인간의 경제 활동을 확장하고 우주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데 필요한 우주 물류를 제공하는 필수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블루오리진은 설명했다.

오비탈 리프의 비즈니스 모델은 명백하다. 오비탈 리프는 모든 국가와 기업 등 다양한 고객이 이용할 수 있고, 우주비행 비전문가도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됐다. 사물함, 랙, 모듈 등 모든 구성요소에서 표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서비스와 시스템을 갖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마치 기업고객이 아마존 쇼핑몰에 입점하고 아마존 클라우드를 빌려 이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영리한 사업가인 제프 베이조스가 기존의 아마존 비즈니스와 같은 맥락에서 우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국가 간 우주탐사 경쟁이 심화하면서 2035년 달 장기 거주 계획도 나오고 있다. 달에 매장된 헬륨3는 70억 인류가 1만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우리 정부와 과학자들도 우주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본격적으로 경쟁과 협력에 나선 상태다. 우주탐사는 경제적·과학적 가치가 크다. 우주의 실체를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우리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담대한 여정이라는 점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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