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라”

반기웅 기자
2020.08.24

권성동 무소속 의원이 지난 8월 11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남긴 말이다. 권 의원은 “애매모호하게 홍수의 원인이 4대강 보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지 말고, 가뭄과 홍수 예방에 자신이 있으면 지금 즉시 4대강 보를 파괴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무소속 의원 / 연합뉴스

권성동 무소속 의원 / 연합뉴스

권 의원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보 책임론’을 겨냥한 말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50일이 넘는 최장기간 장마와 폭우로 발생한 전국적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며 “댐의 관리와 4대강 보의 영향에 대해서도 전문가와 함께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전 의원은 8월 11일 페이스북에 “이번 비에 4대강 16개 보를 안 했으면 나라의 절반이 물에 잠겼을 것”이라며 4대강 보가 홍수 피해를 키웠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조해진 통합당 의원은 8월 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저게 옛날에 우리 때 그 낙동강 상황이었으면 벌써 넘쳤는데 (4대강 사업으로 안 넘쳐서) 다행”이라며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를 강조했다.

그러자 정부가 나서 통합당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환경부는 8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대강 사업과 홍수 조절 효과’를 주제로 브리핑을 열고 “4대강 보의 홍수 예방 효과는 없다”며 “한강·낙동강 등 4대강 지역은 4대강 사업 이전에도 홍수 피해가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