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날과 독도 우표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2012.11.06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지난 10월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독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고 한다. 한 문장 안에 오해의 소지가 두 가지가 있어 잠깐 짚어본다. 독도의 날과 독도 기념우표다. 독도의 날은 1900년 대한제국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한 것을 기념해 경술국치 100주년인 2010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제정·선포한 날로서, 정부가 인정한 기념일은 아니다. 독도 기념우표도 우정사업본부가 발행하는 공식 우표가 아니다. 지난 8월 화제가 된 ‘소녀시대 우표’처럼 개인이 주문해서 만들 수 있는 ‘나만의 우표’다.

보통우표(1954년), 내 고향 경북 특별-독도(2002년)(맨 오른쪽)

보통우표(1954년), 내 고향 경북 특별-독도(2002년)(맨 오른쪽)

독도의 날은 잘만 되면 국가기념일이 될 수 있다. 1만명 이상이 서명한 독도의 날 제정에 관한 청원서를 민주통합당 우상호 의원이 국회에 제출해놓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여야가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논의해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공식 국가기념일이 되는 것이다. 1900년 10월 25일자 대한제국 칙령 제41호는 울릉도를 울도로 개칭하고 강원도의 군으로 승격해 울릉전도와 죽도, 석도(독도)를 관할한다는 내용이다. 칙령 41호는 일본이 독도를 편입한 근거로 내세우는 시마네현 고시 제40호(1905년 2월 22일)보다 분명 앞선다. 시마네현은 고시일인 2월 22일을 2005년부터 ‘다케시마의 날’로 지정한 바 있다.

독도 우표는 독도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갈등의 뜨거운 소재가 돼왔다. 최초의 독도 우표는 1954년 9월 15일 발행한 3종의 보통우표다. 총 200만장이 발행됐다. 우리가 독도 우표를 발행하자 일본은 각의를 열어 이를 사용한 우편물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고 만국우편연합(UPU)에도 가맹국에 통고할 것을 의뢰했다. 하지만 결국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고, 오히려 이런 소동으로 일본 수집가 사이에 독도 우표가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독도의 자연(2004년)

독도의 자연(2004년)

두 번째 독도 우표는 2002년 8월 1일 세상에 나왔다. 그해 8월 2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필라코리아 2002 세계우표전시회’를 계기로 전국 16개 광역단체의 전통문화와 개성을 대표하는 유무형 문화재를 특별우표로 발행한 데 따른 것이다. 총 32종 90만장 가운데 독도 전경과 안동 차전놀이를 담은 우표가 ‘내 고향 경북’ 편의 한 조로 발행됐다.

2004년 1월 16일 발행된 세 번째 독도 우표는 일본과 외교문제로 비화할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일본 정부는 “영토문제가 존재하는 다케시마를 테마로 한 우표 발행은 양호한 국제협력관계를 요구하는 UPU 헌장 등에 어긋난다”며 발행 중단을 요구했고, 우리 정부는 “우표 발행과 유통은 해당 국가 우정당국의 고유 권한”이라며 반박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예정대로 갯메꽃, 왕해국, 슴새, 괭이갈메기 등 ‘독도의 자연’ 특별우표 4종 56만장을 발행했고, 당일 오전에 매진됐다.

조선의 섬 독도(2004년, 북한)(왼쪽), 독도의 생태환경(2005년, 북한)

조선의 섬 독도(2004년, 북한)(왼쪽), 독도의 생태환경(2005년, 북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이 거세게 일자 그해 4월 북한도 ‘조선의 섬 독도’를 주제로 한 우표를 발행했다. 소형전지 1종과 우표 3종, 부표 1종으로 구성된 북한의 독도 우표는 18세기 초의 조선 8도 전도와 독도 등대, 서도와 동도 사진을 담았다. 북한은 2005년 5월에도 ‘독도의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독도 우표 2탄을 내놓았다. 독도에 자생·서식하는 술패랭이꽃, 갯까치수염과 바다사자, 갈매기 등을 도안한 8장의 우표와 동도·서도의 풍경을 담은 쌍안경식 우표가 한 묶음으로 돼 있다. 일본은 독도 우표를 공식적으로 발행한 바 없다.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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