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한나라 “국민의 허리 하루도 펼 날 없었다”

2007.11.13

“청와대와 정부, 국민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이 보수야당 탓만”

[커버스토리]한나라 “국민의 허리 하루도 펼 날 없었다”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

최근 우리 한나라당에서는 ‘잃어버린 세월’이라는 주제로 좌파정권, 특히 노무현 정권의 정책을 평가한 바 있다. 우리는 지난 세월을 경제대란, 집값대란, 실업대란, 교육대란, 안보대란, 헌법대란 등 ‘육란(六亂)시대’로 규정하고 그 10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우리 국민은 성장과 잠재력이 추락한 경제, 과도한 세금 부담·실업자 양산·양극화로 인한 민생 파탄, 그로 인한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 상실 등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

7~8%의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경제는 어느새 연평균 GDP 성장률이 4%대로 주저앉았고 특히 노무현 정부 4년간의 한국 GDP 성장률은 한 해도 빠짐없이 세계 평균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최근 4년간 소득은 20% 증가한 반면 세금·부담금은 그 두 배인 40%로 늘었으며, 소득과 재산의 양극화, 지역불균형 등 분배 악화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생계형 자살, 경제적 이유로 인한 이혼율 역시 크게 증가했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것에 따르면 기업환경은 세계 30위로 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지난해 청년 실업자는 100만 명에 달해 국민은 하루도 허리를 펼 날이 없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 비교적 건실했던 국가 재정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점이다. 국가 직접 채무는 300조 원을 돌파했고, 지난 5년 잇달아 적자로 기록될 내년 예산안 역시 예산 증가율 7.9%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차기 정부에 빚만 떠넘기게 되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몸집 불리기에만 몰두하여 2003년 이래 380차례나 공무원을 증원했고 인건비만 5조 원이 증가한 역사상 가장 비만한 정부가 되었다. 여기에다 공기업, 국유은행, 산하기관 등도 덩달아 몸집을 불리며 적자를 보고 빚을 내면서 신이 내린 직장 만들기에 바쁘다. 빚내서 나눠먹는 정부다.

“경제성장률 경쟁국가 중 꼴찌”

최근 청와대는 이러한 경제지표의 단순 비교는 부당하다며 경제가 성숙할수록 성장률 역시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아시아권의 중국, 홍콩,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경쟁국가 가운데 꼴찌를 기록하고 있고, 참여정부가 집권하는 동안 유례없는 세계 경제의 호황 속에서도 국민행복지수는 엉망이 되었다는 데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과거 선진국들이 국민소득 2만 달러 수준이었을 때도 5~10%대의 고성장을 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심지어 환율 900선이 붕괴되어 수출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이 정부는 달러하락으로 계산상으로만 얻은 국민소득 2만 달러 돌파를 자신들의 업적으로 자화자찬하는 데 여념이 없다. 국가 부채 역시 OECD 국가의 채무비율보다 낮다고 주장하지만, 국제기준인 ‘일반 정부의 총금융부채’는 이미 GDP의 70%로서 OECD 평균수준보다 높으며, 더 큰 문제는 정작 그 비율이 매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170조 원이 늘어서(이는 해방 후 55년 부채 누적액 150조 원보다 많다) 지금 300조 원이 넘는 국가 직접 채무가 IMF 외환위기를 극복과정에서 발생한 재정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는 일찍이 “IMF를 극복했다”고 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후 “한국경제는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했는데 지금 와서 말을 바꾸는 이유는 무엇인가? 청와대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국민의 고통은 단군할아버지 때문이라고 비약할 판이다.

그뿐 아니라 지난 10년간 주력한다고 그토록 내세우던 분배정책 역시 1990년대 중반 9%였던 한국의 상대 빈곤율이 2000년대 들어 급속히 높아져 지난해 16~18%에 이르러 OECD 국가들 중 세 번째로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면 철저히 실패한 정책임이 드러났다.

지난 세월 한국의 가장 큰 병폐가 된 것 중에는 역시 부동산 문제를 빼놓을 수 없다. 참여정부 들어 부동산 가격은 무려 1365조 원이나 올랐고 2003년부터 30차례가 넘게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 상승만 부추겼을 뿐 서울지역의 아파트 값 상승률은 4년 동안 52.3%에 이를 만큼 참담한 실패의 연속이었다.

또 백년지대계로 국가의 장래를 결정짓는 교육정책은 어떠했는가. 우리는 1년에 30조 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고 1998년 이후 조기유학생은 20배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교육으로 인한 가난의 대물림은 더욱 심각해지고, 교육 이민으로 가족이 헤어지고, 심지어는 가정 파탄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한정권 눈치보기에만 급급”

그나마 지난 10년간 집권세력이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우는 대북정책 역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는가. 지난 10년간 북한에 건네진 현금만 10억 달러가 넘고 남북협력기금 등 간접지원비용까지 포함한다면 11조 원 규모를 지원했다. ‘무조건 퍼주기 정부’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그러나 결국 우리 국민은 한반도에서 핵을 껴안고 살게 되었으며, 이 핵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좌파정권 안보책임자들의 속 터지는 소리까지 참고 들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념갈등 세대갈등은 국민을 분열시키고 소모적 논쟁으로 국력만 낭비했을 뿐이다. 그뿐 아니라 그렇게도 민족통일을 외쳐댔지만 북한 정권의 눈치보기에 급급할 뿐 북한 주민의 빈곤과 인권문제는 전혀 돌보지 않았다. 햇볕정책은 남한에만 햇볕을 비춘 것이었다.

그런데도 최근 청와대의 대응을 보면 노무현 대통령다운 아전인수의 전형을 보여준다. 어느 누구 하나 국민에 사과하는 말 한 마디 없다. 여전히 ‘보수야당, 언론’ 탓을 하며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정부가 업적이라고 내세우는 수출증대, 주가상승, 국가신용등급 일부 조정 등을 위해 정부가 한 일은 도대체 무엇이 있었나? 무능한 정부 아래에서나마 열심히 일한 기업과 국민들 덕분이 아닌가? 북한을 블루오션으로 만들었다는 둥,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는 둥,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었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그나마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다소 실수했다 치더라도, 노무현 정권은 무슨 핑계를 댈 것인가?

이 정부는 자신들의 정책 실패를 평가받는데조차 당당하지 못하고 늘 ‘민주세력’이라는 이념적 방패를 들고 나온다. 그러나 이 역시 자기 편이 아니면 비민주세력으로 규정하는, 혹은 진보·보수를 선악으로 낙인 찍는 비민주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민주세력’으로서 권위주의를 종식시키고 민주주의를 성숙시켰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막말한다고 권위주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에게 배타적인 세력은 결코 ‘민주세력’이 될 수 없다.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정당, 유례없는 부패의 종합세트인 각종 게이트, 국민적 합의 없는 독선적 정책 추진, 통합보다는 분열을 조장하는 집권세력, 헌법을 조롱하는 대통령…. 정말로 우리 한국의 민주주의가 질적으로 나아졌다 할 수 있는가?

지금 우리가 이렇게 지나간 허송세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좌파정권에 죄를 덮어 씌우려는 목적이 아니다. 향후 10년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결정할 중대한 시기인데, 아직도 ‘되찾은 10년’ 타령을 하면서 좌파 무능정권을 연장하려는 의도를 철저히 밝히려는 것이다.

국민은 이제 이념논쟁이 아닌 민생을, 말보다는 실천을, 그리고 비만정부가 아닌 능력을 갖춘 정부를 바라고 있다. 알뜰하고 깨끗하며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 줄·푸·세 정책으로 선진한국을 창조하기 위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좌파 정권은 반드시 교체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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