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라는 공간이 점점 사건·사고의 연관 키워드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학교가 등장하는 뉴스가 훈훈하고 따뜻하기보다 안타깝고 분노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얼마 전 부산에서 고교생 3명이 함께 숨졌다는 소식도 그랬습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힘들고 괴로울 때 의지할 데가 어디도 없었던 것인가, 비극을 막을 기회가 없었나, 혹여 비슷한 생각을 하는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 걸까, 자칫 모방심리를 자극할 수도 있는데 언론은 이걸 어디까지 보도하는 게 맞을까 등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세 학생이 남긴 유서에는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합니다. 학부모회에선 이들이 다니던 학교 운영이 비정상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세 학생이 학교 강사와의 마찰로 힘들어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철저한 진상 규명과 함께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법이 나오길 바랍니다.
최근 수년간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자살률은 떨어졌지만 10대 자살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학업과 입시 스트레스가 꼽힙니다. 고교학점제 도입, 선택과목 폐지 등 입시제도가 바뀌는 것 같긴 한데 치열한 경쟁은 별로 달라지는 게 없어 보입니다. 내신은 내신대로, 수능은 수능대로 챙겨야 하고 소수점 이하의 차이로 친구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은 그대로니까요. 중간고사 끝나면 수행평가, 수행평가 끝나면 기말고사가 무한 반복되면서 아이들이 쉴 사이가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기간 교육 공약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10대들이 입시로 고통받는 현실을 개선할 만한 구조 개혁 방안은 딱히 보이지 않습니다. 인구 감소가 걱정된다며 저출생 대응을 외치기 전에, 이미 태어난 아이들부터 제대로 지키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최근 핫 키워드로 떠오른 이재명 정부의 인공지능(AI) 정책을 다룹니다. 데이터 주권과 기술 자율성을 갖춘 ‘소버린 AI’를 만들겠다며 전문가들을 정부 요직에 전진 배치했는데요, 의미와 한계, 실현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각종 재판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변호한 인사들이 대통령실 민정수석 산하 비서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검찰 출신인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낙마한 상황에서 민정수석실 진용이 어떻게 꾸려질지, 역대 정부 때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민정수석실은 어떤 곳인지 분석해봤습니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의 삶은 수십 년간 후원 또는 지인들에 의존하며 생활해온 586 정치인의 궤적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 짚어볼 대목을 남겼습니다. 정치인 김민석을 통해 청년 정치의 현실과 제도적 한계 등을 조명해봅니다. 최근 등장한 ‘수행평가 폐지 청원’이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요,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실태를 들여다보고, 부동산 애널리스트인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를 만나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들썩이는 부동산시장에 대한 분석을 들어봤습니다.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