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제주 서귀포-제주 연안의 숨은 보석 ‘호박돔’

박수현 수중사진가
2025.06.30

[박수현의 바닷속 풍경](71) 제주 서귀포-제주 연안의 숨은 보석 ‘호박돔’

제주도와 남해 연안에서 서식하는 ‘호박돔’은 이름에 ‘돔(도미)’이 들어가지만, 실제로는 놀래깃과에 속하는 어류다. 호박돔은 혹돔과 체형이 유사하지만, 혹돔처럼 머리에 혹이 튀어나오지 않는다. 몸길이는 보통 40㎝ 이상, 최대 60㎝까지 자라며, 황적색의 몸체에 보라색과 노란색 띠무늬를 가진 화려한 외관이 특징이다. ‘호박돔’이라는 이름은 이러한 몸 색깔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황적색을 띠는 몸빛이 잘 익은 호박을 닮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컷일수록 색채가 더 뚜렷하다. 2020년 봄 제주도 서귀포 문섬을 찾았을 때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무리 지어 다니는 용치놀래기 사이로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호박돔 한 마리를 만났다.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폭식성 어류인 용치놀래기와 함께 다닌다는 것은 호박돔 역시 만만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자세히 살펴보니 입술 사이로 삐죽 튀어나온 이빨이 상당히 날카로워 보였다. 실제 이들은 크고 날카로운 이빨과 강한 턱 힘으로 단단한 조개껍데기조차 부수어 먹을 수 있는 육식성 어류다. 호박돔이 예쁘게 보인다고 손을 대었다가는 큰 상처를 입을 수 있다. 호박돔은 살이 질척하고 수분이 많아 회를 좋아하는 우리나라 사람들 기호에는 맞지 않지만, 동남아시아와 호주 등지에서는 찜이나 튀김용 고급 어종으로 인기가 많다. 특히 호주에서는 포획 가능한 최소 크기와 일일 채집량, 금어기까지 엄격히 규제하고 있을 정도다.

<박수현 수중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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