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이 왔다

2025.06.09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대통령선거일이 다가왔습니다. 독자 여러분은 누구를 찍을지 결정하셨나요. 이미 사전투표를 통해 한 표를 행사한 분도 계시겠죠. 12·3 불법 계엄이 벌어진 지 딱 6개월 만입니다. 늦은 밤 대통령이 느닷없이 방송 화면에 나타나 계엄을 선포하고, 무장 군인들이 국회의사당 진입을 시도하던 비현실적인 장면이 생생하네요. 한겨울 시민들의 응원봉 시위, 내란 세력의 법꾸라지 같은 행태, 대통령 파면 등 미증유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내란 종식과 정권 심판 여론이 압도적인 만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을 흔들 만한 변수는 별로 없어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보수 결집으로 김문수 후보와 이재명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말합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거대 양당 구도 타파를 강조하며 이재명 후보와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고요. 누가 되느냐보다 각 후보가 얼마나 득표하는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미국발 안보·통상 환경의 변화, 내수 침체와 성장률 둔화, 구조개혁이 필요한 사회적 난제들 속에 출범하는 새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습니다. 양극단으로 갈라진 정치를 복원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고치기 위한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도 늦출 수 없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번갯불에 콩 볶듯 치러지면서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 검증은 제대로 되지 못한 것 같아요. 특히 오바마 운운하며 ‘40대 기수론’을 앞세운 이준석 후보가 마지막 TV토론에서 보여준 “압도적 새로움”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언어 성폭력이나 다름없는 발언을 하고도 자신의 발언이 뭐가 문제인지 모른 채 적반하장 식으로 나오는 모습에 또 다른 윤석열을 보는 듯한 섬칫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6·3 대선은 지난 6개월간, 아니 수년간 퇴행한 한국사회가 다시 정상 작동하기 위한 시작점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이번 주 주간경향은 해고노동자, 비정규직, 철거민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권영국 후보가 대선에 나선 의미를 새겨봅니다. 권 후보의 출마는 진보정당 대선후보라는 의미를 넘어 거대 정당들이 외면하지만, 누구보다 ‘정치’가 필요한 사람들의 삶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정치와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를 되묻는다고 봅니다. 역설적으로 내란 사태 이후 넓어진 왼쪽 공간에서 진보정치의 전성기가 다시 열릴 수 있을지도 분석해봅니다. 검찰이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이라며 검사 10여명을 투입해 경향신문 등 언론을 대상으로 벌인 수사가 1년 9개월 만에 ‘경향신문 전·현직 기자 4명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검찰의 초법적 수사 행태와 절차적 문제점들을 짚어봤습니다. 서울 마을버스 회사들이 보조금을 더 받지 못할 경우 환승 할인에서 이탈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실태와 쟁점을 살펴봅니다.

<이주영 편집장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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