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2025.02.09

내전은 어떻게 일어나는가

바버라 F. 월터 지음·유강은 옮김·열린책들·2만2000원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2020년 10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극우단체 회원들이 그레첸 휘트머 주지사의 코로나19 방역에 불만을 품고 주지사 납치 계획을 세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해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자, 이듬해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은 연방의회 의사당을 습격했다. 이 사건들은 ‘해프닝’이 아니었다. 내전 분야 전문가인 저자는 이 사건들에서 ‘내전’의 징후를 읽어낸다. 저자는 독재도 민주주의도 아닌 중간 상태, ‘아노크라시(anocracy)’ 상태의 사회에서 내전 발발 위험이 커진다고 본다.

저자는 민주주의를 달성한 나라에서 민주주의 쇠퇴와 함께 일어나는 사회·경제·정치적 변화를 주목한다. 인구 구성 형태가 바뀌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한다. 각종 제도는 약해지고, 소셜미디어가 파벌화 현상을 부추긴다. 극단주의(극우) 세력이 등장한다. 지난 1월 19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벌인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가 떠오른다. 한국 독자들도 이 책의 메시지에 주목할 만하다. 내전 징후가 무엇이며 내전 발발을 막을 방법을 제안한다.

도덕적인 AI

월터 시넛 암스트롱 외 지음·박초월 옮김·김영사·2만2000원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AI)이 ‘도덕’을 함양할 수 있을까. 일단, AI가 인간 활동을 대신해 어떤 업무를 수행하다 보면 윤리적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 책은 AI 윤리 분야에서 손꼽히는 철학자, 신경과학자, 컴퓨터과학자가 함께 썼다. 이들은 AI를 쓸지 말지를 논쟁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 AI 기술과 맞물린 도덕적 가치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지혜를 모색할 때라고 본다. 딥페이크, 자율주행차, 자율무기, 의료로봇 등 AI 기술의 최신 연구를 소개하는 한편 알고리즘의 편향, 프라이버시 침해, 사고 책임 문제 등 AI와 엮인 윤리적 문제들을 다룬다.

인식적 부정의

미란다 프리커 지음·유기훈, 정선도 옮김·오월의봄·2만3000원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영국 출신 철학자 미란다 프리커는 사회적 소수자가 말할 때 낮은 신뢰성을 부여받음으로써, 혹은 자신의 사회적 경험을 해석할 틀이 부재함으로써 겪는 부당함을 지적한다. 이런 ‘인식적 부정의’에 깃든 편견과 앎의 윤리에 대해 성찰한다.

우리가 처음 사피엔스였을 때

김상태 지음·사계절·1만6800원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고고학자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 관장이 현생 인류의 직접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만들어낸 예술과 기술의 기원을 추적했다. 돌과 뼛조각, 동굴 벽화, 악기, 장신구 등의 유물에서 수만 년 전 인류의 모습을 퍼즐 맞추듯 풀어낸다.

근대의 기억, 산업유산

박진한 외 지음·역사비평사·1만8000원

[신간] 불평등, 혐오, 극우…예견된 ‘한국 내란’

문을 닫은 기차역과 폐광, 폐공장….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산업시설을 유산으로 인식해 보존·활용하는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산업유산의 무엇을 보존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관광지’나 ‘재생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산업유산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를 모색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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