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한 달여 만의 화려한 외출이었다. 지난해 12월 14일 직무가 정지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 머물던 윤석열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낼 참이었다. 두 번째 체포영장이 집행됐던 지난 1월 15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담화를 담은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잘 계셨습니까? (중략) 저는 이렇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우리 국민 여러분께서 앞으로 이러한 형사 사건을 겪게 될 때 이런 일이 정말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불이익을 당한 사람치고는 체포당하는 모습이 호사스러웠다. 대통령이 존경한다는 국민은 통상 형사 사건에 휘말려 체포될 때 수갑이나 포승줄에 묶일 터인데, 윤 대통령은 경호처의 호위를 받으며 체포되고 있었다. 윤 대통령이 탑승한 차량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뒷문에 도착했다. 정문에 설치한 포토라인에서 대기하던 기자들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셀프카메라 앞에서 당당했던 대통령의 모습은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는 온데간데없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