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근로를 하더라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 16일 노동시간 유연화 법안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또 “입법예고한 정부안에서 적절한 상한 캡을 씌우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으로 여기고 보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 대통령의 발언은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실은 이른바 MZ세대 노동자와 노조 미가입 노동자 등 현장 의견을 들으며 구체적인 보완 방안을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노동시간과 관련한 정부 정책이 혼선을 빚자 야당은 비판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노동 조건에 대한 국제 표준에도 전혀 맞지 않는 퇴행적 조치 또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을 더 일하는 장시간 노동국가이기 때문에 주 4.5일제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주 69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의 난맥상이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수준”이라며 “아무리 소통과 홍보를 강화한들 주 69시간 근무제가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모는 ‘살인 근무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