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인 산호는 촉수와 자포를 이용해 플랑크톤 등 작은 해양생물을 잡아먹는다.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영양물질을 공급받을 수 없다. 산호는 이 문제를 편모조류의 일종인 주산텔라(Zooxanthellae)와의 공생을 통해 해결한다. 주산텔라는 산호 폴립에 살면서 광합성으로 영양물질과 산소를 공급한다. 이들 편모조류에는 엽록소를 비롯한 다양한 광합성 색소가 있어 산호의 색을 녹색, 갈색, 붉은색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데 도시화와 연안개발로 인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늘어나면서 바다로 유입되는 탄산칼슘양이 늘어나게 된다. 바닷물 속의 탄산칼슘 농도가 포화상태(섭씨 2도 수온에서 1ℓ당 0.12g의 탄산칼슘이 녹아야 정상이고, 0.82g 정도가 포화상태다)를 넘어 석출돼 산호를 덮어버리면 공생조류는 햇빛을 받아들일 수 없다. 광합성을 하지 못해 죽고 만다.
공생조류의 죽음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산호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산호가 죽으면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석회성분이 노출되면서 하얗게 보인다. 전 세계 산호초의 70%가 이미 죽었거나 죽어가고 있다. 산호초는 4000여종의 어류를 포함해 모든 바다생물의 3분의 1에게 보금자리와 먹을거리를 제공해준다. 지구에 산소를 공급하는 열대 우림의 역할도 하기에 산호초 파괴는 해양생태계 교란과 전 지구적 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사진은 열대바다 산호초가 백화현상을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박수현 수중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