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속 ‘현대판 노예’들
<아메리칸 프리즌> 셰인 바우어 지음·조영학 옮김·동아시아 1만8000원
“범죄에 대한 처벌이 아닌 한 노예제도나 어떠한 비자발적 노역도 허용되지 않는다.” 노예제도를 폐지한 미국 수정헌법 제13조에 치명적 허점이 있었다. 흑인이 범죄로 기소되면 목화농장이나 탄광에서 일하게 해도 문제가 없게 된다. 그러니 더 많은 흑인을 잡아넣어 부려먹으면 될 일. 주 정부는 직접 농장을 사들여 교도소로 만들고 강제노역으로 돈을 불렸고, 이는 민영교도소로 이어진다. 기자인 저자는 미 전역 교도소 재소자의 8.7%를 담당하는 CCA 산하 민영교도소에 ‘시급 9달러짜리’ 교도관으로 취업해 죄수를 현대판 노예로 활용하는 교도소 시스템을 4개월간 직접 체험했다. 참고로 미 교도소·구치소 감금자는 지난 40년간 500% 늘었으며, 전 세계 재소자 4명 중 1명은 미국에 갇혀 있다.
▲이기거나 혹은 즐기거나
플뢰르 펠르랭 지음·권지현 옮김·김영사·1만4800원
프랑스 최초 아시아계 장관 플뢰르 펠르랭의 에세이집이다. “공항 라운지에서 ‘태어났다’”는 그는 생후 6개월에 프랑스로 입양돼, 각료가 된 뒤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자신을 버린 나라는 장관이 된 그를 자랑스러워하지만, 일찍이 자신을 받아준 나라는 프랑스였다. 그는 부모님과 사회에서 거부당하지 않으려 기질을 누르고 규칙에 맞춰 살았다. 입양에 대해 늘 수치심을 느꼈으며, 세상의 인정을 받던 순간에도 우울증과 싸워야 했다. 말미엔 한국이 이룬 성공이 자랑스럽다는 화해의 메시지도 담았다.
▲타오르는 시간
김종엽 지음·창비·3만원
꽉찬 계획표를 들고 도착한 목적지, 진정 자유로운 여행이란 무엇일까. 사회학자인 저자는 <주역>을 통해 관광객과 여행자의 정체성을 묻고, 문화학·미술·철학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여행의 장소와 과정을 고찰한다.
▲사랑의 노동
매들린 번팅 지음·김승진 옮김 반비·2만2000원
고령화와 함께 ‘돌봄사회’가 화두다.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가 5년의 취재를 통해 가정, 병원, 시민단체, 호스피스병동 등 많은 돌봄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 각종 연구결과 등을 통해 사회구조적 문제를 조망했다.
▲솔로 사회가 온다
아라카와 가즈히사, 나카노 노부코 지음 유태선 옮김·북바이북·1만8000원
2040년 일본의 1인 가구가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신 연구가와 뇌과학자가 대담을 열었다. 연애, 비혼, 고정관념 등에 대한 오해를 풀어가면서 현실과 미래를 흥미롭게 들여다본 책이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