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는 2020년 회계연도에서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등록금 수입, 기숙사 수익 등이 감소한데다 방역, 원격 시스템 구축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국내 대학들은 더 어렵다. 재정수입 감소, 팬데믹 비용 증가에다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반면에 코세라(Coursera)와 같은 온라인 교육서비스는 크게 성장 중이다. 지난 5월 발표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코세라는 올해 1분기에 884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매출 5380만달러와 비교해 64% 증가한 수치다. 또한 1분기에만 500만명의 신규 학습자가 등록해 총 8200만명의 학습자를 가진 플랫폼이 됐다.
코세라 최초의 온라인 학위 프로그램인 일리노이대 경영학석사(iMBA) 과정에는 4500명이 등록했고 1500명이 졸업했다. iMBA 과정에 참여하면 전 세계 학습자들과 온라인 미팅, 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교수로부터 개인적인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iMBA를 마치는 데 2만20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직장을 다니면서 정식 학위를 취득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또 다른 인기 프로그램인 런던대 컴퓨터공학 온라인 학사 과정에는 3000명이 등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000명이 증가한 수치다.
최근 코세라에서는 실무와 밀접한 과정, 특히 모바일 및 웹 개발, 알고리즘, 보안 및 네트워크, 머신러닝(기계학습), 데이터 분석 등과 같은 IT 강좌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세라는 인기 있는 IT 과정들에 전문기업이 제공하는 콘텐츠와 인증서(Certificate)를 연계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머신러닝 심층 학습 과정은 인공지능 교육 전문기업인 딥러닝, AI가 제공하는 데 지금까지 60만명 이상이 등록했으며, 학습자들은 과정 평가에 평점 4.9점(5점 만점, 10만명이 평가)을 줬다. 이 과정은 주 7시간 학습을 기준으로 5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과정을 수료하면 링크드인의 프로필에 수료증을 등록해 공유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수료한 학습자의 38%가 새로운 경력을 시작했고, 14%가 급여 인상 또는 승진을 했다고 밝혔다.
코세라와의 협업에 가장 적극적인 대학으로 스탠퍼드대, 듀크대, 미시간대, 펜실베이니아대,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업으로는 구글과 IBM이 가장 적극적이다. 특히 구글은 ‘구글 경력 인증서(Google Career Certificates)’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코세라에서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 관리, UX 디자인 등에 관한 52개 강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팬데믹은 온라인 교육에 날개를 달아줬다. 물론 온라인 대비 오프라인 교육이 갖는 장점이 있지만, 코세라 같은 검증된 온라인 교육이 같은 장점도 만만치 않다. 세계 최고의 교수진에게 배울 수 있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코세라 과정 수료를 인정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7년까지 세계 온라인 교육 시장은 4배 이상 성장하고, 온라인 학위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대학들이 이 트렌드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더 암울한 상황에 놓일 게 자명하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