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여름휴가와 방학이면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차량으로 도로가 가득 찬다. 밴쿠버의 한국 교포도 휴가철이면 농촌을 찾아 떠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원시림이 잘 보존되어 곰이나 사슴은 물론 동물원에나 있을 법한 쿠거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이 자주 등장하는 공원이 생활 거주공간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많다고 해도, 수확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시골에서의 여름나기에는 비할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체리 수확이 시작되는 7월이면 이른 아침부터 가까운 농작물 산지를 찾아나서는 가정이 많다.
과일값 폭락시기 관광상품으로 개발
밴쿠버에서 5시간을 차로 달려 도착한 오캐나겐에서 오소유스 방향으로 2~3㎞만 더 가면 'U-Pick(직접 따가세요)'이라는 표지판을 많이 볼 수 있다. 제철 과일을 싼 값에 구입할 수도 있고 도회지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과일을 수확하는 색다른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는 과수원이다.
이 지역 과수원이 고객에게 직접 과일을 수확하도록 하는 이유는 이 시기쯤이면 제철 과일이 한꺼번에 시장에 쏟아져나와 인건비를 건질 수 없을 정도로 과일 값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확 시기를 놓친 과일은 결국 가축 사료로 사용될 뿐이어서 이 시기 과수원은 도회지 행락객이 직접 거둬들이도록 하는 관광상품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도회지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것. 거둬들이지 못한 채 과일이 버려지는 것을 막고 수확하지 못한 나무에서 이듬해 소출이 떨어지는 것도 피할 수 있게 된 농가로서는 일석이조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길을 개척한 셈이다.
신선한 과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에 크게 만족한 도시민의 발길이 7월 체리 수확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복숭아-사과-포도 수확을 위해 끊이지 않으면서 오캐나겐은 단순한 농촌 마을이 아닌 관광마을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와인축제와 열기구축제 등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지는 것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연평균 소득 20만달러가 넘는 부농이 캐나다에 많은 것은 국가 차원의 농가지원책 덕도 있지만 천혜의 자연조건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한 지역 주민의 힘도 크다.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 농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밴쿠버/강영준 통신원 landfirst@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