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를 바꾼 와인 이야기
나이토 히로후미 지음·서수지 옮김·사람과나무사이·1만8500원
여러 차례 베스트셀러에 오른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가 와인 이야기를 담아 새롭게 출간됐다. 이 책은 와인이 어떻게 인류의 문명 흐름을 바꿨는지와 함께 세계사 속에 중요한 와인 사건들을 흥미롭게 전달한다. 책은 총 일곱 가지 주제로 와인을 다룬다. 고대 그리스 민주주의를 추동한 와인의 역사를 전달하는 첫 장에선 왜 그리스 철학자들이 물을 탄 와인을 즐겨 마셨는지, 어떻게 와인이 민주정치를 추동했는지, 가톨릭교회 수도사들이 그토록 와인 양조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답을 준다. 작가 빅토르 위고나 나폴레옹 등 와인을 둘러싼 유명인들의 일화도 생생하게 담겼다. 현대에 들어선 이탈리아 와인의 존재감이 어떻게 커졌고, 플라자합의(달러 가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기로 했던 국제 합의)가 어떻게 일본인들이 프랑스 와인에 눈을 뜨게 했는지도 알려준다. 와인 한 잔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다 보면 와인이 인간의 욕망과 충돌하고 서로 화학작용을 일으킨 역사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된다.
어느날 미래가 도착했다
우숙영 지음·창비·1만8000원
저자는 삼성전자에서 10년간 첨단기술을 활용해 일한 인공지능 미디어아티스트다. AI와 관련해 직업과 생활 현장에서 겪어온 열 가지 질문을 한데 모아 답을 내놨다. 상실과 애도, 존재와 기억, 대화와 관계, 믿음과 신뢰, 추천과 선택, 위임과 책임, 고용과 일, 배움과 학습, 죽음과 삶으로 구성된 질문이다. 상실과 애도 편에서는 2016년 죽은 아버지를 흉내 내는 챗봇을 만들어낸 한 창업자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같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우리 삶 속에서 인공지능이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찾을 수 있다.
목소리 너머 사람
하상훈 지음·김영사·1만6800원
이 책은 37년간 자살 예방 전화상담기관인 생명의전화에서 일해온 하상훈 원장이 ‘목소리 너머의 사람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전한다. 생명의전화로 수화기를 든 사람들은 99.9% 확률로 자살에 이르지 않는다고 한다.
장애인 차별을 다시 생각하다
아라이 유키 지음·문민기 옮김·두번째테제·1만9000원
장애인 차별의 정의나 대처법을 설명한 책이 아니다. 일본의 장애인이 어떠한 언동과 가치관을 차별이라고 간주하는지, 또 어떻게 저항했는지 역사를 소개하는 책이다. 그 대상은 과격한 반차별 투쟁을 이끌어온 단체 ‘일본뇌성마비자협회 푸른잔디회’다.
네오콘 일본의 탄생
서의동 지음·너머북스·2만6000원
일본사회의 우경화가 위기와 불안 속에서 어떻게 빌드업되는지 그 과정을 해부했다. 특히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대신 어찌 퇴행을 만들게 됐는지, 그 답을 찾는 탐사 보고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