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2025.05.12

죽은 다음

희정 지음·한겨레출판·2만2000원

[신간]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뒷자리> 등을 쓴 노동 르포 작가인 저자가 이번에는 장례 노동자의 세계로 들어갔다. 타인의 죽음을 관음하는 마음을 경계하며 장례 지도사가 되기로 한 저자는 염습실에서 고인을 마주하고 몸을 닦고 수의를 입히는가 하면, 다양한 장례 노동자를 인터뷰하며 죽음과 애도에 대해 생각한다.

예전엔 ‘염사’, ‘장의사’라고 불렸던 장례 지도사들이 가장 신경 쓰는 일을 꼽는다면 단연 ‘염습’이다. 고인의 팔다리를 가지런히 펴고, 몸을 닦고, 한지를 접어 만든 종이옷과 삼베로 된 수의를 입힌 뒤 염포로 묶는다. 황천 가는 길에 배곯지 말라며 고인의 입안에 물에 불린 쌀을 세 번 떠 넣는다.

예전에는 유족들이 고인의 몸을 닦는 과정부터 지켜봤다. 고인에게 수의를 입힐 때 몸이 움직이지 않도록 유족이 고인의 머리를 붙잡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염습에 참여하지 않는 유족들이 대다수다. 장례는 업체가 주도하고, 유족은 업체가 제시한 패키지 상품 중 뭘 고를지 선택만 한다. 장례업이 ‘산업화’하면서 죽음과 애도의 과정에서 고인과 유족은 소외된다.

저자가 만난 한 화장 기사는 “(장례는) 나의 개인적인 감정과 맞닿아 있는 일이고, 내가 어떤 장례를 치를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 못 하면, 그게 후회로 남거나 이후에 어려운 순간이 찾아올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사는 데 급급해서 정작 사는 걸 모르고 있는 느낌이에요. (중략) 장례 문화만 봐도 사별자가 이것을 진짜로 하고 있는 게 아닌 거예요. 울어야 할 것 같아서 울고, 사람들한테 보이는 것을 신경 쓰다 보니까 진짜 슬퍼할 수 없는 거예요.” 책을 덮으면 ‘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답게 죽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자유의 길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이강국 옮김·아르테·3만4000원

[신간]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조지프 스티글리츠의 신작. 어떤 경제 시스템이 시민 다수의 자유를 확대할 수 있는지를 살핀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한국인들이 불법 계엄 사태에 맞서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을 보여줬다”며 “이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더욱 깊이 성찰할 시간”이라고 말한다.

망할 토마토 기막힌 가지

박찬일 지음·창비·1만5000원

[신간]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2014년에 쓴 음식 에세이 <뜨거운 한입>의 개정증보판. 음식 이야기이자 삶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진짜 요리는 어머니가 콩나물국을 끓이실 때 곁에서 마늘 까는 일을 도와드리고 콩나물 껍질을 수습하며 어머니의 움직임과 마음을 지켜보는 일이 아니었던가”라고 말한다.

AI와 만난 지속가능발전교육

박길자 외 지음·교육과학사·1만9000원

[신간] 나답게 죽고 기억될 수 있을까

지속가능발전교육(ESD)은 기후변화, 감염병 대유행, 빈곤 같은 글로벌 과제를 풀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가치, 역량, 지식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을 말한다. 이 책은 ESD 수업을 하는 교사들에게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을 제안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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