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경선 등록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오는 13일 서울시정 핵심인 ‘약자와의 동행’ 정책을 대표할만한 장소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최근 여의도에 경선 준비를 위한 사무실도 별도로 차렸다.
오 시장은 시장직을 내려놓지 않고 개인 휴가를 이용해 국민의힘 당내 경선을 치르기로 했다. 대선에 출마할 현직 광역단체장들은 선거일 30일 전 사퇴해야 하지만, 당내 경선은 신분을 유지한 채 참여할 수 있다.
오 시장은 39대 서울시장 임기를 시작한 2022년 7월부터 현재까지 개인 휴가를 거의 쓰지 않아 50여일의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이날 청년취업사관학교 도봉캠퍼스 간담회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선이 마무리될 때까진 시장직을 유지하는 게 도리라는 판단을 했다”며 “사실 당의 대표후보로 선정이 돼야 대선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고 그런 점을 감안한다면 시장직을 유지하는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는 것이 저를 뽑아주신 서울시민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측 인사는 연합뉴스에 “가장 큰 광역시정에 대한 책임감이 크고, 마무리 단계에서 성과를 내야 할 사업들이 있는데 시장이 사퇴하는 것과 직을 유지하는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역시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경우 일찌감치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며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홍 시장은 11일 퇴임식을 열고 14일 별도의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계획이다.
오 시장이 휴가를 낼 약 한 달간 서울시정은 김태균 행정1부시장이 직무대리를 맡아 총괄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시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최근 논평에서 토지거래허가제, 강동구 싱크홀 사고 등을 언급하며 “오 시장은 중앙정치 훈수는 내려놓고 서울시정을 제대로 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 측은 “휴가 기간에도 주요 시정 관련 업무보고는 수시로 받을 예정”이라며 “시정에 대한 모든 책임과 궁극적 판단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이겨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면 그때는 시장직을 내려놔야 한다.
이 경우 서울시는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되며, 공직선거법상 잔여 임기가 보궐선거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권한대행 체제가 이어진다. 경선에서 탈락한다면 시장직에 복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