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로마 황제처럼 행동

2025.04.14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 AFP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 /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행동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카르 아리아스 전 코스타리카 대통령이 지난 3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내놓은 평가다. 이로부터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아 아리아스 전 대통령의 미국 입국 비자가 취소됐다.

그는 지난 4월 1일(현지시간) 산호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정부로부터 제 비자가 정지됐다는 e메일을 받았다”며 “(미국 정부가 비자 정지)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생각하는 것을 말하고 쓰는 것에 대한 보복인지도 모르겠다”면서도 “나를 침묵시키려 한다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단지 미국으로 여행할 수 없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정부는 불행히도 독재정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판 강도를 높였다.

앞서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규모가 작은 국가가 미국 정부와 다른 의견을 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미국 대통령이 로마 황제처럼 상대방에게 명령조로 지시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현지 매체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의 코스타리카 방문을 계기로 아리아스 전 대통령이 이 같은 비판을 본격화했다고 전했다. 코스타리카 정부는 루비오 장관 귀국 후 미국에서 추방된 제3국 이민자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리아스 전 대통령은 1980년대 내전으로 혼란하던 중미에서 역내 평화협정을 성사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1987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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