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아닌 왕 같다”···트럼프, 백악관 곳곳에 황금장식

2025.03.17

백악관 집무실의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백악관 집무실의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을 자신의 스타일을 반영해 화려하게 꾸미고 있다. 집무실 곳곳이 화려한 황금장식과 금박 소품들로 채워졌고, 벽에는 빽빽하게 대형 초상화들이 내걸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8주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벽에 걸린 그림의 수가 3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집무실에 건 초상화는 6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0개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대형 유화 초상화가 책상 뒤 왼쪽에 새로 걸렸고, 벽난로 위에는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새 초상이 새로 자리를 차지했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고른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앤드루 잭슨,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등 역대 대통령의 새 초상화들이 빽빽하게 내걸렸다.

CNN은 “(오벌 오피스 벽면이) 너무 빽빽해져 그림들끼리 공간을 두고 경쟁할 정도”라면서 “오벌 오피스가 좀 더 갤러리 쇼룸처럼 변했다”고 평했다.

백악관 오벌 오피스 테이블의 ‘트럼프’ 금장식. AFP=연합뉴스

백악관 오벌 오피스 테이블의 ‘트럼프’ 금장식. AFP=연합뉴스

집무실 곳곳에는 각종 황금색 소품이 자리를 차지했다. 문에는 로코코 풍의 화려한 거울이 달렸고, 사이드 테이블에는 황금 독수리 소품이 자리를 잡았다. 자신의 사저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가져온 황금색 인물상과 천사상들도 백악관 안방을 차지했다. 심지어 TV 리모컨도 금박 장식이 된 것으로 교체됐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벌 오피스의 천장에 크고 화려한 샹들리에를 거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이는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과시적인 성격처럼 사저나 개인 사무실 공간도 ‘쇼룸’처럼 꾸미기로 유명하다. 수십년 간 사무실로 써온 뉴욕 맨해튼 트럼프타워 26층의 스위트룸도 창틀과 테이블이 사진과 트로피, 그림, 각종 소품으로 빼곡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주요 발표와 내외신 기자회견에 이용했던 백악관 로즈가든 역시 마러라고 스타일로 바뀔 전망이다. 로즈가든 일부의 잔디를 들어내고 안락의자를 배치한 파티오 스타일의 공간으로 바꾸는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의 주요 역사적 공간이기도 한 백악관 경내의 외양을 대거 뜯어고치는 공사가 결정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수 있다.

전직 백악관 관리는 “대통령 모두가 집무실을 꾸밀 권리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은 대통령 같지 않고 왕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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