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자주 중고거래를 하는 A씨는 택배 같은 비대면 거래를 선호한다. 직접 대면으로 거래하기엔 혹시나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직장 근무로 거래 시간과 장소를 조율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비용을 최대한 아끼기 위해 보통 2000~3000원 수준인 편의점 택배를 이용하지만, 매번 직접 종이 상자를 구해와야 해 번거롭다는 점도 고민이다. A씨는 “매번 택배가 올 때마다 상자를 보관하거나 분리수거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작은 상자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요즘 이런 고민을 덜었다고 한다. 2㎏ 이내의 소형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전국에 보낼 수 있는 우체국 ‘준등기 선납’ 서비스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월 17일부터 우체국 준등기 선납봉투 서비스를 시험 시행하고 있다. 우체국에 방문하지 않아도 이미 구매한 준등기 선납봉투에 소형물품을 넣어 우체통에서 발송할 수 있다. 일반 등기우편물처럼 배송조회도 가능하다.
발송한 물품은 접수한 다음 날부터 3일 이내 각 가정의 우편 수취함으로 배송되고, 발송인에게는 배송 완료 알림도 제공돼 배송 현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준등기 선납봉투는 준등기 번호가 부여된 우편 전용봉투(A5 크기, 가로 21㎝·세로 14㎝)로 우체국에서 1개당 2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우편요금과 봉투요금이 하나로 합쳐진 셈이다. 오는 6월까지는 출시를 기념해 10만 매 한정으로 1통당 200원 할인한 1개당 1800원에 판매한다.
기존 준등기와의 차이도 있다. 준등기는 200g 이내의 문구 등만 발송할 수 있었지만, 선납 봉투를 구매하면 최대 2㎏의 물품까지 발송할 수 있다. 전국 어디든 균일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액세서리, 문구류 등은 물론 옷 등도 저렴한 가격에 각 가정의 수취함까지 보낼 수 있다. 중고거래를 비롯해 개인 간 거래가 활용되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선납봉투는 사전에 우체국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만큼 거주지나 직장 근처에 우체국이 없는 이용자의 경우엔 이용 유인이 적을 수 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중고거래를 자주 이용한다고 밝힌 대학생 B씨는 “집 근처에 우체통과 우체국이 없어서 이용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행정복지센터 등으로 판매처가 확대되면 더욱 이용하기 편리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최근 소형물품을 중심으로 개인 간 거래가 활발해지는 상황에 간편하고 저렴하게 물품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우체국 준등기 선납봉투’를 출시했다”며 “국민에게 보편적 우정서비스를 제공하고, 특히 우편 이용에 대한 국민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