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수학, 페미니즘!
이임주 지음·봄알람·1만7000원
제주의 대안교육기관 ‘동백작은학교’의 교장인 저자가 페미니즘을 필수 교과로 가르치며 느끼게 된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동백작은학교는 나의 언어, 내 몸, 나다운 페미니즘, 피임·임신·양육, 연애, 성폭력, 성 상품화 등의 주제로 주 1회 약 2시간씩 1년간 18차례에 걸쳐 페미니즘 수업을 진행한다.
저자는 “학교의 모든 구성원이 페미니즘을 국어, 수학처럼 당연한 교과목으로 배운다면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페미니즘이 주요 교과가 될 때 이 교육이 학교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 학교 공동체 구성원인 교사, 학생, 양육자들의 삶이 성평등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궁금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장점은 ‘페미니즘 수업’을 접한 학교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한다는 점이다. 16세 여성인 학생 희수는 “되게 겁나고 만지면 안 될 것 같았던” 콘돔 사용법을 배운 뒤 “콘돔이 안전하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17세 여성 우주는 “예전 학교에서는 여학생 남학생 따로 성교육을 하거나 강의식으로 하다 보니 서로를 실질적으로 이해할 일이 없었다”며 “동백에서는 성별과 상관없이 페미니즘 교육을 받으니까 다른 한쪽을 이해하게 되고 ‘너희 경험은 이랬구나’ 식의 대화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수업 중에 남학생들이) 이해 안 되는 지점도 있고 화날 때도 있었지만, 같이 배우니까 사람에 대한 의심없이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백미는 남성인 학생·교사·양육자들의 반응이다. 처음에는 당혹, 반감, 우려 등의 감정이 올라오기도 했단다. “우리 아들이 기죽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양육자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이 페미니즘 수업으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감동과 재미가 있다.
AI블루
조경숙, 한지윤 지음·코난북스·1만6000원
인공지능(AI)은 이미 우리 곁에 있다. AI가 만들 변화에 환호하는 이들도, 걱정하는 이들도 있다. 이 책은 개발자, 디자이너, 작가 등 AI 최일선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이 새로운 도구 앞에서 우리는 서로의 참조점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60초 과학
리아 엘슨 지음·조은영 옮김·은행나무·2만원
순간이동은 실제로 가능할까. 쓸모도 없는 남자의 젖꼭지는 왜 있는 걸까. 눈을 꾹 누르거나 문지르면 왜 온갖 색깔과 형상이 나타날까. 이 책은 이런 황당무계하고 엉뚱한 질문에 과학적 답변을 제시한다. 저자는 “과학에 어리석은 질문 따위는 없다”고 말한다.
페이머스: 왜 그들만 유명할까
캐스 선스타인 지음·박세연 옮김·한국경제신문·2만2000원
아인슈타인, 제인 오스틴, 비틀스, 스탠 리 등 유명인들의 성공과 인기, 명성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비슷한 재능과 노력에도 유명인이 되지 못한 이들과는 무엇이 다를까. 저자는 명성은 재능이나 실력 같은 내적 가치보다 운, 우연한 사건, 시대정신 등에 더 많이 의존한다고 말한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