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었지만 외로운 사람들
다니가와 요시히로 지음·지소연 옮김·RHK·2만1000원
우리는 늘 분주하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휴대전화를 스크롤링하며 단 한 순간도 쉼 없이 보내기 일쑤다. 말 그대로 ‘상시 접속 사회’인데 이 속에 사는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외롭다.
일본 교토에 사는 젊은 철학자인 저자는 고립과 고독할 시간을 잃어버리면서 사람들이 외로워졌다고 말한다. 달리 말하면, 다른 사람과 분리돼 무언가 집중하고,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상태를 잃어버린 것이다. 따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자극에 끌려다니는 우리는 홀로 보내야만 알 수 있는 ‘자기 대화’를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저자는 프리드리히 니체, 오르테가, 한나 아렌트 같은 철학자의 입을 빌려 우리 상태를 진단한다. 니체는 ‘그대들은 자신을 제대로 견디지 못한다’고 쓴소리했고, 아렌트는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고는 나와 나 자신의 대화라며 그 길로 초대했다. 결국 필요한 건 고독과 철학이다. 저자는 편협한 사고에 균열을 내는 철학, 고집과 독단을 깨트리고 상상력과 지혜를 불어넣는 철학을 우리 곁에 둬야 한다고 권한다.
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김해온 옮김·위즈덤하우스·1만9000원
1975년 미국 서부 마을 케이프 헤이븐에서 열다섯 살 청소년 스타의 여동생인 일곱 살 소녀 시시가 실종된다. 시시는 얼마 뒤 고속도로 근처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고, 스타 친구 빈센트 킹이 시시를 죽인 살인죄로 성인 교도소에 수감된다. 빈센트가 출소하면서 숨겨져 있던 사건의 경위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낸다.
저자인 크리스 휘타커는 데뷔작 <톨 오크스>로 2017년 영국 신인 대거상을 받은 인기 작가다. <나의 작은 무법자>는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한국에 번역 출간된 작품으로, 2021년 영국에서 최고의 범죄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받았다.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윤지영 지음·클·1만8000원
노동인권 변호사 윤지영씨가 맡았던 노동 사건의 생생한 기록이 담겼다. 아파트 경비원, 휴대전화 판매직원, 방송국 비정규직 PD, 택시기사 등 다양한 노동 현장에서 벌어지는 우리 곁의 냉혹한 현실이 드라마 같이 펼쳐진다. 그들의 지난한 투쟁기를 곁에서 지키는 노동 변호사의 존재가 소중하다.
보내는 마음
서유미 지음·마음산책·1만6800원
열두 편의 소설을 묶은 작품집이다. 소설은 극적인 사건이나 예외적 인물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 대신 돌봄, 이별, 동료와의 갈등 등 일상에서 마주칠 법한 상처를 보듬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작가는 “모멸의 순간을 지날 때마다 상처받은 마음을 주머니 안에 넣어두는 인물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교실 이데아
김신완 지음·을유문화사·1만8000원
2024년 4월 3부작으로 방영된 MBC 다큐멘터리 ‘교실 이데아’의 담당 PD가 집필한 책이다. 저자는 한국 교육이 왜 수능이 아닌 IB(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를 선택해야 하는지를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로 설득한다. IB 교육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으로 이미 국내 472개 학교가 도입한 상태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