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2025.03.03

팔로알토, 자본주의 그림자

말콤 해리스 지음·이정민 옮김·매일경제신문사·2만6000원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미국 자본주의의 상징인 실리콘밸리 중심지 팔로알토의 역사를 담았다. 1850년부터 2020년까지 동부에 비해 발전이 미미했던 곳이 어떻게 경제전쟁의 강력한 동력이 됐는지, 빅테크 기업들이 어떻게 모이기 시작했는지 등을 추적해 생생히 담았다. 그 이면에는 약탈과 정복으로 얼룩진 역사가 있었다. 1850년 무렵 골드러시와 함께 시작된 영역 확장 과정에서 이주민들은 원주민 학살을 서슴지 않았고, 원주민의 묘지 위에 실리콘밸리가 싹을 틔웠다.

실리콘밸리의 경제 발전을 이끈 인물 중 한 명은 릴런드 스탠퍼드다. 스탠퍼드는 변호사로 일하다 정치에 뛰어들어 1861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된다. 그 후 센트럴퍼시픽 철도 기업 중역으로 일하며 시에라네바다산맥을 통과하는 대륙횡단 노선인 센트럴퍼시픽 철도 건설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대륙횡단 철도는 미국 동부에서 서부로 이동하는 비용을 극적으로 낮췄지만, 헐값에 고용된 수천 명의 중국인 노동자들이 건설 과정서 죽었다.

스탠퍼드는 병으로 요절한 외아들을 기리기 위해 스탠퍼드대를 설립하는데, 이 대학은 실리콘밸리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며 기업들을 끌어들인다. 책은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혁신을 인정하면서도 경영 방식에 대해선 비판을 제기한다. 예컨대 아마존은 기술 자동화 등으로 생산성을 높여 다른 기업보다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하고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안겨줬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작업자의 일상과 근태를 끊임없이 추적하는 시스템은 노동자를 혹사하고, 물류창고에서는 8개월마다 전체 인력을 교체하는 것만큼 이직률이 높다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스는 “이 책은 실리콘밸리 특유의 문화와 역사가 어떻게 그곳을 숨 막힐 듯한 기술 발전과 자본주의적 착취의 장소로 이끌었는지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돌봄이 이끄는 자리

서보경 지음·오숙은 옮김·반비·2만3000원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태국은 의료보험 개혁으로 공공 의료시스템을 탄탄히 구축한 국가로 꼽힌다. 저자는 병원과 마을, 환자 집을 방문하며 치유의 현장을 깊이 들여다본다. 이를 통해 무상에 가까운 의료 뒤에는 기술과 자본 대신 돌봄이 자리했기 때문임을 밝혀낸다.

기후여행자

임영신 지음·열매하나·1만6500원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지역과 지구를 살리고 여행자의 삶도 성장시키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위한 여정을 담았다. 책은 해외여행의 폭발적인 증가로 관광산업의 탄소 배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책임 있는 여행 방식을 구체적으로 제안한다.

자연으로 향하는 삶(전 4권)

이소영 외 지음·가지·3만2000원

[신간] 미 실리콘밸리 뒤편의 탐욕과 약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동식물에 대한 폭력과 인간 편의를 위해 설치한 유리에 부딪혀 새가 죽어가는 사실을 폭로한다. 책은 “생물을 좋아하는 것은 마음에 따른 욕망보다 상대 안위를 우선시하는 도덕적 책무가 필요한 일”이라고 말한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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