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보험’이다.
지난 2001년에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장애인 전용 보험상품이 출시됐고, 2010년대 후반까지 일반 보험에 가입하려는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가입이 제한되거나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 2018년 금융당국이 장애인의 보험 청약 시 장애 여부 사전고지를 폐지하고, 보험사가 장애 유무로 보험료율을 차별하지 않도록 보험상품 심사기준에 이를 명시하도록 하면서 그나마 장애인의 보험 가입이 한결 수월해졌다.
장애인에 대한 보험 가입 문턱은 낮아졌지만,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소득이 제한적인 장애인의 경우 비싼 보험료도 제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저소득 장애인도 보험에 가입해 상해와 질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사회공헌 사업의 목적으로 저소득 장애인에게 ‘우체국 암보험’((무)어깨동무보험(2종)) 무료 가입 지원을 진행한다.
가입 지원 대상은 만 19세부터 35세의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해당하는 저소득 중증장애인이다. 보험 보장 기간은 20년이고, 가입한 지 1년이 지난 뒤부터 암 진단비를 최대 1000만원(소액암 3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약 90만원 수준이었던 보험료는 우정사업본부가 전액 지원한다. 지난해에는 총 359명에게 무료 지원 혜택을 제공했는데, 올해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강화 차원에서 지난해보다 약 50명 늘어난 410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신청은 전국 장애인복지시설 및 단체 등의 추천서와 장애인증명서 등 관련 서류를 3월 7일까지 우체국공익재단에 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오는 4월 중 지원 대상자를 선정해 6월 중에 전국 우체국을 통해 보험 가입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번 장애인 보험 가입 지원 사업으로 우정사업본부는 장애인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암 진단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무료 가입 사업 외에도 우체국은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을 위해 금융당국이 전용 상품을 출시한 지난 2001년부터 3종 장애인 전용 보험을 운용하며 장애인의 보험 가입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우체국의 장애인 전용보험은 보호자의 사망 등 경제적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생활 보장형(1종), 장애인 사망원인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암에 대한 진단비를 지급하는 암 보장형(2종), 재해로 인한 수술비 등을 지원하는 상해 보장형(3종)이다.
우정사업본부는 장애인 전용보험 외에도 지난 1995년부터 소년·소녀 가장 등 취약계층 청소년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청소년 꿈 보험’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79만명의 공익보험 가입을 지원했고, 지원금액은 총 451억원에 달한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암보험 가입 지원을 통해 저소득 중증장애인들이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올해 출시 30년을 맞은 우체국 공익보험은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지원을 지속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