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수행 곤란한 교사 직권휴직…‘하늘이법’ 만든다

2025.02.12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과 음식 등이 12일 해당 학교 교문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김하늘양을 추모하는 꽃과 음식 등이 12일 해당 학교 교문에 놓여있다. 정효진 기자

학교 내에서 교사에 의해 살해된 8살 김하늘양(1학년생)의 아버지가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들이 제대로 치료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일명 ‘하늘이법’ 제정 필요성을 호소했다.

하늘이 아버지는 12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대전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제가 바라는 건 앞으로 우리 하늘이 같은 일이 다시 벌어지지 않는 것”이라며 “여야 대표들이 빈소에 와 주셔서 하늘이를 한 번 만나주시고 제 이야기를 꼭 들어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정치 같은 거 잘 모르지만, 나랏일 하는 분들이 하늘이를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며 “하늘이가 천국에서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많은 국민들께 기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하늘 양은 지난 10일 오후 교내에서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교사에게 흉기에 찔려 살해됐다. 해당 교사는 범행을 자백하며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경찰에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질병휴직을 냈다가 조기 복직했다.

이 때문에 하늘이 아버지는 정신질환을 앓는 교사들이 치료받도록 하고, 하교하는 저학년 학생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일명 ‘하늘이법’ 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치권은 고인에 대한 추모를 이어가며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하늘나라의 별이 된 고 김하늘 양의 비극적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충격을 금할 수 없다. 당국은 사태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가장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국민의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은 대책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에서도 교원이 정신질환 등으로 정상적인 교직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직권휴직 등의 조처를 취할 수 있는 ‘하늘이법’을 추진키로 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도교육감 간담회에서 “교육부와 교육청은 사안의 무게를 엄중히 인식해 다시는 이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정신질환 등으로 교직 수행이 곤란한 교원에게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 필요한 조처를 내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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