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성장률 전망 더 낮춰

2024.11.28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1월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더 낮췄다.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년 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다.

한은은 이날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위험 등을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각 2.2%, 1.9%로 0.2%포인트씩 낮춰 잡았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성장 하방 압력이 증대됨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 리스크(위험)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 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금리 인하가 물가와 성장, 가계부채와 환율 등 금융 안정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 변수간 상충 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은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성장률 전망 더 낮춰

앞서 2020년 3월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한 번에 0.50%포인트 낮췄고, 같은 해 5월 0.25%포인트를 추가 인하했다.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1년 반 이상 기준금리 0.50% 수준의 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금통위는 2021년 8월 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며 통화정책의 방향을 전환했다. 이후 2023년 1월까지 금리는 0.25%포인트씩 여덟 차례, 빅스텝 두 차례를 포함해 총 3.00%포인트 높아졌다. 이후 13차례 연속 동결로 3.50% 기준금리가 작년 1월 13일부터 올해 10월 피벗 직전까지 약 1년 9개월간 이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향방에 따른 경기와 인플레이션의 불확실성이 증대됐다”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 경제성장률이 0.07%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본인을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인하’ 의견을, 나머지 2명은 ‘동결’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고 전했다. 동결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은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이다. 지난 10월 유일하게 동결 의견을 낸 장 위원은 이번에도 기존 견해를 유지했다.

3개월 후 기준금리에 관한 의견인 ‘포워드 가이던스’도 3대3으로 팽팽하게 갈렸다.

이 총재는 “6명 중 3명은 향후 3개월 내 연 3.0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나머지 3명은 3.00%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0월에는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향후 3개월 내 3.25%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이 총재는 “3분기에 수출 물량이 크게 줄었는데, 일시적인 요인보다는 경쟁 심화 등 구조적 요인이 크다고 판단했다”며 “수출 불확실성과 성장 전망 조정은 새로운 정보이고, 굉장히 큰 변화”라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우려에는 “환율 변동성을 관리하는 데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11월 이후에도 가계대출은 주택거래량 감소, 거시 건전성 정책 영향 지속 등으로 당분간 둔화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가계부채를 조절하는 과정에서 가산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안정 도모를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었다”며 “내년 초부터 가산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길게 봐달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국무총리 하마평에 관해 질문이 나오자 “저도 준비해왔다”며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은 만큼 한은 총재로서 맡은바 현재 업무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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