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피해 소비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 앞을 가득 메웠다. 티몬은 이날 새벽부터 소비자들에게 환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건물 안부터 계단, 주차장을 지나 건물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서 차례를 기다렸다. 대기번호는 오전에 2000번을 넘겼다. 불볕더위 속에 소비자들은 돗자리를 깔거나 연신 부채질을 하며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갔다. 티몬 관계자가 환불 신청서를 들고나왔다. 일순간 사람들의 손이 허공에 모였다 흩어졌다. 환불이 가능한 것은 맞는지, 접수가 됐다는 걸 어떻게 믿을 수 있는지 알고 싶은 소비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눈과 귀를 곤두세웠다.
이들 대부분은 전날까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휴가를 기다리며 여행 상품을 구매하고, 들뜬 마음으로 여행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전날 오전 11시쯤 도착해 이곳에서 밤을 새웠다는 한 소비자는 “점심으로 김밥을 먹고 왔는데 그거 한 줄 안 먹고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를 한다”고 말했다.
티몬·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그룹 구영배 대표는 나흘 뒤인 지난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했다. 구체적 해결책을 내놓지는 못했다. 검찰은 구영배 대표 자택과 티몬·위메프 사옥을 지난 8월 1일 압수수색하고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