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지난 7월 15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를 찾았다.
길이 200m 교량 중심부에서 바라본 내성천은 깊었다. 곳곳에 물살이 도는 회오리 현상도 보였다. 강물은 탁했다.
지난해 7월 19일 오전 9시 10분경, 이곳에서 당시 해병대 제1사단 소속 채모 상병(당시 일병·사후에 상병 추서)이 실종된 민간인을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그는 14시간 뒤에 사고현장으로부터 5.8㎞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예천군의 폭우 피해 복구 대민 지원으로 가용한 인근 군부대를 총동원하라는 특별지시를 국방부에 내렸다. 수해 복구 작전으로 알고 삽과 곡괭이, 모래주머니 등만 챙겨 간 해병대원들은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으로 바뀌었다는 말을 들었다. 구명조끼 같은 기본적인 안전장비도 없이 해병대원들은 강물로 밀어 넣어졌다.
1년이 지났다. 억울한 죽음과 남겨진 가족은 있는데 희생을 강요한 사람은 그런 적 없다고 주장한다. 채 상병의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 특검법은 대통령의 연이은 거부권 행사로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mjw@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