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건희 여사 수수 의혹 ‘제3 인물’ 누구냐

2024.07.08

방모씨, 최 목사 접견 후 또 다른 쇼핑가방 든 남녀 인솔해 들어가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논란의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가 6월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논란의 당사자인 최재영 목사가 6월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주간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가방 사안 같은 경우는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난 상태에서 법리에 관한 판단만 남은 문제이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특검을 도입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월 23일 당대표 출마 선언 뒤 ‘백브리핑’에서 기자들이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의견을 묻자 내놓은 답이다. 이날 한 전 위원장이 밝힌 ‘특검 추진’에 대한 입장은 ‘채 상병 사망 사건 특검은 제3기관 추천을 전제로 한 찬성, 김건희 여사 특검은 반대’로 요약된다.

한 전 위원장의 말대로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관련 사실관계는 대부분 드러났을까. 예컨대 공개된 김건희 여사 접견 영상을 보면 최재영 목사 다음으로 신라 면세점 가방을 든 신원 불명의 남성과 여성 등 2명이 들어간다.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람은 최 목사만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사람들은 누구인지 밝혀졌을까.

현재 검찰과 경찰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스토킹과 주거침입 혐의로 최 목사를 수사하고 있다. 청탁금지법 위반 수사는 이 사안을 폭로한 인터넷 언론사 ‘서울의소리’ 측의 고발, 스토킹·주거침입 수사는 우파 성향 개인과 단체들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 가방 의혹 관전 포인트

지난 6월 2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최 목사를 만났다. 전날 그는 자신이 김건희 비선 계통 연관자로 지목한 이철규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았다. 오는 7월 4일엔 스토킹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내가 스토커라고 한다면 현장에서 신고해야 하는 것이 맞지 않나. 주거침입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주거침입을 당했다면 ‘불안하니 신고한다’고 현장에서 신고해야 하는데 창피하니까 나를 ‘입틀막’하려고 걸고넘어지는 것 아닌가.” 최 목사의 말이다. 그는 “6월 24일 조사도 내가 강연하거나 방송에 출연한 걸 가지고 자구 하나만 뽑아서 고발하니까 뭐가 또 있을지 알지 못하고 조사를 받으러 간 것”이라며 “앞으로 또 몇 건이 더 있을지 나도 모르고 내 변호사도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규명되려면 김건희 여사 접견 당시 밀착 수행한 비서 조사, 경호처의 방문자 접견 기록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소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직 검·경이 해당 비서들을 조사했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경호처에 대한 조사계획도 아직 밝히지 않았다. 검찰의 1차 조사(5월 13일) 이후 새로 공개된 김창준 전 미연방 하원의원 국정자문위원 임명과 사후 국립묘지 안정 논의와 관련된 조 모 대통령실 과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만 이뤄졌을 뿐이다.

두 차례에 걸친 최 목사 접견 때 김건희 여사 지시로 약속 일정을 잡고 또 김 전 하원의원 사후 국립묘지 안장 관련 ‘민원’을 접수한 대통령실 유모 비서와 이른바 ‘김건희 여사 녹취록’이 공개될 당시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와 만남 및 강의 일정을 조정한 정모 비서는 김 여사가 운영한 코바나컨텐츠 직원 출신이다. 이들은 ‘사적 지인 동행 논란’이 벌어졌던 2022년 6월 13일 김건희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때 언론에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여성들’로 언급되기도 했다. 또 다른 인물도 있다. 최 목사는 “내가 김 여사를 만나러 들어갔을 때 김 여사와 방모로 추정되는 인물이 환담하고 있었다. 내가 공식 접견자이니까 이 인사는 벌떡 일어나 자리를 피해줬다. 30여 분간 접견하는데 유 비서가 노란 포스트잇에 ‘여사님 다음 접견 시간 됐습니다’라는 내용을 적어 건넸다. 면담을 마치고 나오는데 복도 소파 의자에 남녀가 쇼핑가방에 선물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앞서 방모로 추정하는 인물이 옆에 앉아 있다가 인솔하고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포함해 비서들이 민원인들을 불러모아 선물을 준비해 여사에게 청탁하는 그런 역할을 했던 거로 우리는 보고 있다.”

최 목사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 1부(부장 김승호)가 맡고 있다. 최 목사의 첫 검찰 출석은 지난 5월 13일이었다. 이날 법무부는 검사장급 39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발표했다. 명품 가방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중앙지검 1차장 검사와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를 지휘하는 4차장 검사, 그리고 중앙지검장이 모두 교체됐다. 인사에 앞선 지난 5월 2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주례보고 자리에서 김건희 여사 수사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수사 책임자들을 교체하면서 논란이 확산하자 법무부와 대검은 담당 부장검사들은 유임했다. 지난 5월 30일 열린 총장 주례보고에는 새로 임명된 중앙지검장, 차장검사들 그리고 신자용 대검 차장검사와 함께 김승호 부장검사도 참석해 지금까지 수사내용을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보고는 이례적으로 두 시간 넘게 걸렸다. 바로 다음 날 검찰 측의 긴급요청으로 최 목사에 대한 2차 조사가 진행됐다.

“증거와 법리에 따라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도록 하겠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여러 차례 밝힌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한 입장이다. 검찰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권익위·검찰 수사, “시늉만 하다 특검 맞는다”

“법조계의 일반적 관측은 쇼만 하고 치운다는 것이다.”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의 말이다. 이원석 총장의 개인 스타일로 봤을 때 ‘이 정도까지 하는 것은 예상됐지만 더 진도 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초동 주변에서는 총장 임기(올해 9월) 내 김건희 여사 서면조사 정도가 현실적인 목표이겠지만 그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직접 수사는 기미만 보여도 용산 측이 노발대발하고 난리 칠 게 뻔하다. 칼을 꺼내 드는 순간 바로 잘린다. 안 하는 게 아니고 못 한다. 이미 꼬리를 내렸다고 봐야 한다.” 그는 “이 사안은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지만 명품 가방으로 한정하면 특검을 못 하기 때문에 종합특검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측 한 인사는 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특검을 분리하자는 한 전 비대위원장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청탁금지법을 다뤄본 법조인들에게 물어보라. 대부분 성립 안 한다는 답을 할 것이다. 애초부터 말이 안 되는 건이며 정치공세다.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을 추진하는 것도 내가 보기엔 정치과잉이다. 지금 속도로 보면 공수처 수사 결과가 발표되는 것이 9~10월 정도다. 그때 봐서 수사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여야 합의로 특검을 해도 늦지 않다. 지금 채 상병 특검을 받으면 그 뒤는 줄줄이다. 모두 윤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공세라는 것을 모를 수 없다. 결국 한동훈은 ‘반윤’하겠다는 것 아니냐.”

국민권익위는 명품 가방 사건에 대해 “직무 관련성이 없어 신고 의무도 없고,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대통령 선물에 해당해 신고 의무가 없다”며 ‘위반사항 없음’으로 종결 처리하고 의결서와 회의록을 확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소수의견을 의결서에 반영해 달라’는 위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최종 종결 처리는 늦춰지고 있다. 권익위 종결 처리가 확정되면 기존 진행된 수사에도 준거로 작용한다. 국민권익위에 해당 건을 신고한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피신고자에 대한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법리 검토만 거쳐 종결 처리하는 것도 문제이고, 처리 과정이나 절차에도 이견이 있었는데 강행했다는 주장이 내부로부터도 나오고 있다”이라며 “권익위 조사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결과인데 권익위나 검찰이 제대로 안 하고 면죄부를 주게 된다면 다른 논의나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직은 특검까지 상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파국의 길’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