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학교 마스코트인 거위 ‘건구스’가 다시 학생들 곁으로 돌아왔다. 건구스는 지난 4월 11일 한 6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이후 한동안 모습을 감췄다. 돌아온 건구스 한 쌍은 호수 안 인공섬 와우도에서 주로 지낸다. 폭행 사건 이전에는 학생이 많이 모이는 청심대가 건구스의 주 무대였다. 호수 관리를 담당하는 한 교직원은 “전에는 가까이 가도 경계심이 없었는데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사람들을 피해 다닌다”며 한숨을 쉬었다.
건구스가 학교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동문의 도움이 컸다. 교내 인공호수인 일감호가 생긴 1982년 이후 야생 거위가 많이 모여들었다. 하지만 여러 차례 조류 인플루엔자를 겪으며 그 수가 줄어들었다. 한 마리만 겨우 살아남아 호수를 지키고 있었다. 2022년 가을 한 동문이 “한 마리만 있는 게 너무 외로워 보인다”며 거위 한 쌍을 기증했다. 이번에 폭행을 당한 거위는 그중 수컷이다.
건구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자 학생들도 반겼다. 건구스가 ‘꺽꺽’ 울음을 토해내며 학생들을 향해 다가가자 학생들도 웃음으로 화답했다. 사회환경공학부 1학년 송우준씨는 “폭행 사건 이후로 며칠 동안 모습이 보이지 않아 걱정했다”며 “빨리 안정을 되찾아 원래 머물던 청심대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