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공포 영화처럼 음주운전을 하다가 누군가를 치어 죽인 것은 아니며,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했다는 표현이 맞겠다. 나만의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제대로 된 바캉스를 즐겨본 이는 거의 없었으니….
지난 7월 1일 전국 해수욕장 대부분이 정식 개장했다. 이튿날 강원도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을 찾았다. 눈깔사탕 같은 비치파라솔들. 드론의 눈으로 본 해수욕장의 풍경이 마음을 들뜨게 했다. 선베드에 누워 시원한 맥주나 한잔할까? 코로나19 때문에 3년을 기다려왔는데, 나쁘지는 않겠다. 그래, 딱 한 잔을 마셨다. 물론 운전대는 잡지 않았다.
<사진·글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