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경북 봉화 - 낙동강의 아침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2022.11.14

[정태겸의 풍경](36)경북 봉화 - 낙동강의 아침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섰다. 강원도 태백의 황지연에서 출발한 낙동강의 물줄기가 비로소 강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곳 경북 봉화. 청량산을 끼고 내달리는 물줄기는 봄가을 아침이면 물안개를 피워올린다. 당초 목적지는 ‘범바위’라 불리는 낙동강 인근의 명소. 굳이 그곳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언덕배기를 오르는 길 곁의 절벽 아래로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우뚝우뚝 솟아오른 산은 봉우리가 너울댔고, 골짜기 사이로 내달리던 강은 차가운 새벽 공기에 짙은 물안개를 뿜어냈다. 낙동강 줄기 그대로 하얀 구름이 함께 흘러가는 듯했다. 소백산 줄기를 따라 굽이치는 산맥은 너울대는 물안개를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태양이 솟아오를 때쯤 물안개의 춤사위가 격해졌다. 서서히 형체가 옅어질수록 하얀 실타래는 펄럭이며 바람에 흩날렸다. 고요한 봉화의 아침을 낙동강의 물안개가 깨우고 있었다.

<글·사진 정태겸 글 쓰고 사진 찍으며 여행하는 몽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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