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디지털 직원이 온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2022.09.26

인공지능 기술의 고도화와 함께 팬데믹을 거치면서 디지털 직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직원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거나 고객과 대화를 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한다. 반복적인 비즈니스 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학습해 더욱 활용도가 높아지게 된다.

아멜리아

아멜리아

미국에 본사를 둔 아멜리아(Amelia)는 ‘기업을 위한 가장 인간적인 AI(The Most Human AI for the Enterprise)’라는 모토를 내세우면서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 직원을 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아멜리아의 이전 기업명은 IP소프트(IPsoft)로 원래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였는데, 아멜리아로 기업명을 바꾼 후 디지털 직원 솔루션에 올인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아멜리아라는 명칭이 기업명이자 솔루션명, 디지털 직원의 이름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멜리아는 인간과 흡사한 형태의 대화형 아바타인 디지털 직원에다 대화, 표현, 감정, 이해와 같은 인간적인 요소들을 탑재하고,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매력적인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내도록 구현됐다. 기존의 챗봇이 그저 기계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수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꽤 발전한 형태다.

아멜리아는 기존 투자자본수익률(ROI·Return on Investment) 개념에 인공지능을 접목한 AI2ROI를 강조한다. AI2ROI는 인공지능을 사용함으로써 기업이 어떤 종류의 비즈니스 가치를 얼마만큼 달성하는가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실제로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을 제공하겠다는 개념이다. 아멜리아의 디지털 직원은 고객지원, IT 서비스 엔지니어, HR(Human Resource) 코디네이터 등으로 일할 수 있으며 딜로이트, 텔레포니카, NTT, BBVA 은행, BNP파리바 증권 등 여러 기업에서 도입했다.

디지털 직원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스타트업 소울머신스(Soul Machines)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범용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역동적인 대화형 디지털 직원을 선보였다. 소울머신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신경과학자들과 함께 만든 디지털 브레인을 이용해 생생하게 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디지털 직원’을 디자인하고 배포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디지털 DNA 스튜디오’라는 도구를 이용하면 기술자가 아닌 사람이라도 비교적 손쉽게 특정 기업의 고객 및 브랜드 경험에 맞는 맞춤형 디지털 직원을 구현할 수 있다.

앞으로 대기업, 스타트업 등 여러 업체가 디지털 직원을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기술의 향상에 따라 디지털 직원은 더 범용적인 업무를, 더 많은 업무를 더 신속하게 처리할 것이다. 기업은 ROI를 따져 이익이 된다면 당연히 도입할 것이다. 물론 당분간은 인간과 인공지능의 협업이 강조되겠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일부 직종에서는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더 똑똑하게 일할 수 있음을 증명해야 하거나, 아니면 더 싸게 일해야 하는 세상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류한석 IT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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