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이나 지났는데…

사진·글 권도현 기자
2022.04.18

[렌즈로 본 세상]11년이나 지났는데…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와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해 ‘가습기 살균제 조정위원회’가 내놓은 최종 조정안을 거부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가 세상에 알려진 지 11년 만에 나온 조정안이지만 두 기업은 피해보상 총액과 각 기업이 분담해야 하는 비율, 조정안의 피해보상 기준 등을 들어 조정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면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옥시와 애경이 조정안을 거부했다고 알려진 다음날인 지난 4월 6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유족,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서울 종로구 교보빌딩 앞에서 두 업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소비자를 죽고 다치게 한 제품을 판매한 것도 모자라 10년간 책임을 회피하고 피해자들을 괴롭힌 옥시와 애경은 또다시 무책임한 살인기업의 면모를 내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습기 살균제 판매 기간에 가습기를 주로 사용하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원인을 알지 못하는 폐질환 환자들이 해마다 병원을 찾았다.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정한 지 11년이 흘렀다. 다시 봄이 찾아왔다. 가습기 살균제와 나란히 놓인 피해자의 영정에 무심한 봄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매체별 인기뉴스]

      • 경향신문
      • 스포츠경향
      • 주간경향
      • 레이디경향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