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성형수술, 환자와 의사 간 신뢰가 중요하다

박병호 아이호성형외과 원장
2022.01.17

코로나19로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며 산 지 벌써 2년 가까이 흘렀음에도 아름다워지려는 욕구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특히 겨울이 되면 많은 분이 성형외과를 찾아와 겨울에 수술하는 게 더 좋은지 물어본다. 겨울이라고 특별히 더 좋을 건 없지만 신경 쓸 일이 약간 줄어든다고 볼 수는 있다. 한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몸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많아 감염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을 하고 본인 몸에 신경을 안 쓰는 사람은 드물고, 많은 사람이 여름에도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여름이 특히 나쁘다고 볼 수도 없다. 오히려 여름의 실내가 한겨울보다 더 춥기도 하다. 간혹 실도 안 뽑았는데 모든 지시를 무시하고 바로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분들도 있다. 계절에 상관없이 그런 분들에게 부작용이 나타난다.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코 수술은 성장이 멈춘 후에 하길

우리 병원에 오는 분들은 상대적으로 연세가 많지만,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면 어린 학생들의 방문 횟수가 늘어난다. 예전에는 이들 중의 대부분이 수험생이었다면 요즘은 고등학교 1~2학년도 많다. 중학생도 꽤 보인다. 물론 부모가 동행하지만 대부분 자녀의 손에 이끌려 오는 것으로 보인다. 대화를 해보면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이때가 나설 타이밍이다. 첫째는 아이 요구의 실현가능성을 알아본다. 인터넷, 방송, 인스타그램 같은 SNS의 영향을 많이 받은 친구들은 종종 화려한 것을 원한다. 본인의 요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먼저 현재의 신체 조건을 스스로 정확히 알아야 한다. 안구 돌출 정도, 뼈의 위치, 피부의 두께 등 사람마다 신체 조건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파악한 후 가장 적합하고 조화로운 모양의 결과를 추구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데 망각한 분들이 의외로 많다. 둘째는 외모 때문에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은 보다 섬세한 상담이 필요하다. 눈썹이 안구를 찔러 시력이 떨어지거나,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학생들은 신경정신과, 안과 등 타과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셋째는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일이다. 병원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최소한 고등학교 2~3학년 이후에 하는 것을 추천한다. 코 수술은 더더욱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뼈의 성장이 멈춘 후에 하길 권유한다.

예비 대학생이나 대학생들은 수술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지 많이 묻는다. 일상생활은 바로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1주일 정도는 푹 쉬기를 권유한다. 직장인들을 예로 들면 일반적으로 3일 정도 휴가를 낸다. 여유 있게 1~2주 휴가를 내는 분들도 드물기는 하지만 있다. 절개 수술을 하고 다음 날 바로 출근하는, 정말 바쁜 직업군 종사자들도 물론 있다. 또 음주가 언제부터 가능한지를 묻는 분들이 많다. 술을 마시면 염증물질이 분비돼 수술 부위 염증이 악화될 우려가 있지만, 멸균이 잘된 수술실에서 제대로 된 성형수술을 마쳤다면 술을 마셔도 크게 잘못되지는 않는다. 다만 항생제와 소염제로 간이 피로해진 상황에서 음주로 간에 또 부담을 주면 평소보다 훨씬 금방 취기가 오른다. 만취로 인한 면역력 약화, 감염, 외상의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금주를 권고한다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 일반적으로 눈 수술 2주 후에 맥주 1잔 정도는 괜찮다.

흉터는 피부 상태에 따라 달라

“어차피 나중에 피부가 처지면 해야 하니까 지금 할 필요는 없지 않냐”는 질문도 많다. 당연하다. 그런데 반대로 이렇게 생각해보자. 노화를 멈추지 못하는데 수술하면 뭐하겠나. 어차피 또 처질 텐데. 미용성형수술은 환자의 요구를 들어주는 분야다. 현재 상황에 맞게 환자에게 필요한 수술을 하면 된다. 이제 막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이 벌써 노화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 당장 원하는 걸 의사와 얘기하면서 실현가능성 부분을 조율하는 게 좋다.

흉터가 얼마나 남을지 걱정하는 분들도 많다. 멀쩡한 살에 칼을 대고 수술하면 흉이 남는 건 당연하다. 어느 정도의 흉이 남을지는 피부 상태에 따라 다르다. 피부가 약간 갈색 톤이고 두툼하면서 거친 느낌이 있고 물컹한 느낌이라면 흉이 많이 남는다. 반면 피부가 얇으면서 타이트하지 않다면 흉이 별로 안 남는다. 타고난 신체 조건을 바꿀 수는 없다. 의사는 수술할 때 출혈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덜 손상하면서 수술해야 한다. 한땀 한땀 정성 들여 실로 꿰매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성을 들인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남들이 얼핏 봤을 때 전혀 눈치 못 채는 정도의 상태를 목표로 한다.

인터넷에 공개된 제한적인 정보를 검색한 후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내는 분들을 많이 본다. 예를 들어 “눈매 교정을 하면 두통이 있고 눈이 안 감기게 되냐”는 질문이 많다. 눈매 교정을 하지 않더라도 두통이 생기고 눈이 안 감기는 사람들도 있다. 인터넷에 있는 몇가지 케이스를 일반화해 받아들이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수술 결과를 모아 통계적으로 분석할 수는 있으나 개개인에 일일이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인터넷의 정보는 부정확한 것이 많다. 실제 의사의 얘기라도 개인 의견일 뿐 모든 의사가 다 인정하는 견해라 생각하면 곤란하다.

마지막으로 수술을 결정한 분들께 드리고 싶은 당부가 있다. 바로 ‘신뢰’다. 편안한 마음으로 의료진을 믿고 수술을 한다면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마음이 편한 만큼 의료진은 더 열심히 수술할 것이고, 출혈과 조직 손상도 적다. 신뢰라는 관념이 상당히 비과학적인 표현 같지만, 환자와 의사와의 좋은 관계가 수술 결과에 미치는 영향은 논문으로도 나와 있는 객관적인 지표다.

<박병호 아이호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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