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더 밝게 빛나는 불빛

사진·글 권도현 기자
2021.12.27

[렌즈로 본 세상]어둠 속에서 더 밝게 빛나는 불빛

도심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말 거리를 밝게 물들이는 전등과 트리 장식은 잿빛 도심에서 계절을 만날 수 있는 풍경 중 하나지만, 몹쓸 역병이 휩쓴 2021년에는 이조차 허락되지 못했습니다.

힘든 한해였습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는 신기루처럼 사라졌고, 경험하지 못한 낯선 숫자들은 일상이 됐습니다. 계절이 돌아올 때마다 ‘다음 계절은 괜찮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한 계절을 보냈지만, 다음 계절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올해 청계천에는 제법 근사한 트리가 마련됐습니다. 지난 12월 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제7회 겨울, 청계천의 빛’을 위해 설치된 트리는 밝은 빛을 뽐내고 있습니다. 트리에는 마스크를 낀 요정들과 산타들이 앉아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화려한 불빛을 렌즈에 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마스크 사이로 새어 나오곤 합니다. 어둠 속에서 더 밝게 빛나는 불빛처럼 다음 계절에는 가장 밝게 빛나는 웃음을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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