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外

김태훈 기자
2021.12.13

민주노조 싹틔운 언니·오빠들

<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70년대민주노동운동동지회 엮음·학민사·3만9800원

[신간]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外

1970년대 자본과 공권력의 탄압에 맞서 결연한 투쟁의 길을 걸었던 민주노동조합들의 기록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은 숱한 투쟁 속에서 분노하고 절망하면서도 희망을 되살리고자 함께 어깨를 걸고 형제자매의 정으로, 동지애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온 노동자들의 진솔한 증언을 담아내기도 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 면목동 YH무역에 입사한 7남매의 막내, 가난에 쫓겨 들어간 다락방에서 하루 15시간 이상을 무릎 꿇고 일해야만 했던 평화시장의 열세 살 소녀 등 숨 가쁘게 살아온 그 시절 언니·오빠들의 땀과 눈물을 생생하게 담았다. 저마다 작은 꿈을 품고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온 그들은 예기치 못한 탄압과 아픔을 겪으며 맞서 싸워야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됐다. 이미 지나간 시절의 눈물 담긴 흔적일지라도 그들의 삶과 기억 모두 존중받을 만한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민주노조 운동의 초기 당사자들이 직접 전하는 자신과 동지들의 기록은 한편으론 그간 다양한 시각과 분석을 바탕으로 서술된 노동운동사 저술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한 시대에 이름 붙여진 추상적 어휘 안에서 뭉뚱그려졌으나 서로 다른 점 역시 많았던 당시의 수많은 노동자가 어떤 여건에서 일하며 싸웠는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동지애나 형제자매의 정이 유독 부각되는 점 역시 오히려 차가운 학술적 표현 아래 재단될 수 없는 사람의 살갗과 온기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려 하는 의도 때문이다. 나아가 노동운동사 가운데 놓인 기억뿐 아니라 산업화 시기 빈농 출신의 저학력 10대 여성들이 노동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식하며 살아온 과정을 증언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역사 연구에 적용할 수 있는 원천자료로서도 의의가 있다.

▲10대와 통하는 채식 이야기
이유미 지음·철수와영희·1만4000원

[신간]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外

많은 사람이 채식을 결심하는 상황에서 저자는 채식을 유행처럼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채식의 개념과 역사, 세계의 채식 문화, 채식의 종류와 목적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쉽게 알려준다.

▲서릿길을 셔벗셔벗
싱고(신미나) 지음·창비·1만5000원

[신간]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外

사계절을 지나는 동안 쓰고 그리며 계절의 정취를 듬뿍 담은 그림일기를 통해 자연을 가까이 느끼고 작은 기척까지 보살피는 자세를 친근하게 전한다. 아기자기한 그림 곁에 사계의 다채로운 색과 소리, 맛과 향을 노래한 한뼘의 글이 나란히 실려 있다.

▲동사로 살다
박동섭 지음·빨간소금·1만5000원

[신간]어둠의 시대 불꽃이 되어 外

일상언어와 학술언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흔히 상식이라고 말하는 것들을 뒤집는 내용의 철학에세이다. 이 시대의 가장 큰 허위상식이 실체에 붙박인 ‘명사적 사고’라고 보고, 관계 속에 몸과 마음을 두고 ‘동사’로 살아가는 길 역시 함께 지향하자고 제안한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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